서울시, 유족들에 광화문광장 사용 불허 통보
사유는 “KBS 드라마 촬영 예정”
KBS “추모대회 개최 협조할 것”

유가족협의회 “서울시 불허 결정은
헌법상 기본권과 애도할 권리 침해...
추모제는 광화문 북광장서 개최”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 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3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이태원 참사 100일 추모대회 성사를 위한 유가족 호소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종철 10.29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대표가 서울시의 광화문광장 사용 불허를 비판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 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3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이태원 참사 100일 추모대회 성사를 위한 유가족 호소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종철 10.29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대표가 서울시의 광화문광장 사용 불허를 비판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오는 4일 이태원 참사 100일 시민추모대회를 앞두고 서울시가 주최 측의 광화문광장 사용을 불허했다. 유족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광화문 북광장에서 대통령 공식 사과, 행정안전부 장관 파면, 독립적 진상조사 기구 설치를 요구하는 추모대회를 열 계획이다. 시민들의 참여와 연대도 호소했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 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3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처럼 밝혔다.

이들은 서울시에 추모대회 날 광화문광장 사용 협조를 요청했으나, 서울시는 지난 1일 유가족협의회에 “KBS의 드라마 촬영이 예정돼 있다”며 불허했다. 그러나 같은 날 KBS는 ‘물품 등을 전날 철거해 추모대회 개최에 협조하겠다’고 유족들에게 전했다고 한다.

유가족협의회과 시민대책회의는 “추모대회는 헌법의 보호를 받고,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의해서도 규제될 수 없는 관혼상제”라며 “서울시의 광화문광장 사용 불허는 국제인권기준 및 헌법에 따른 유가족들과 시민들의 집회 및 결사의 자유뿐만 아니라 추모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세훈 시장님, 광화문광장 사용 승인을 개인적인 생각으로 불허하신 것입니까. 아니면 윗선에서 지시가 있어서 불허하신 것입니까. (...) 내일 국민들과 같이 아이들을 추모하는 자리를 갖고 싶습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다시 한번 광화문광장 사용을 승인해 주십시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들어주겠다 하셨던 말씀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다시 한번 광화문광장 사용 허가를 요청드립니다.”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

이종철 대표는 시민들에게 추모대회에 참여해 진상을 규명하려는 유가족들과 생존피해자들의 목소리에 힘을 보태 달라고 호소했다. 또 만일 내일 경찰 병력이 투입돼 현장을 무리하게 통제하고, 인명피해가 발생할 경우 경찰이 모두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0.29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이태원 참사 100일 추모대회 성사를 위한 유가족 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10.29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이태원 참사 100일 추모대회 성사를 위한 유가족 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랑희 광화문광장집회의권리쟁취공동행동 활동가는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재개장 이후로 집회시위를 금지하는 행태를 지적하며 “광화문광장은 서울시의 소유물이 아니다. 시민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서울시의 역할이다. 추모제 진행에 협조하고 추모와 애도의 권리 보장해야 할 지방정부의 책무를 다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지중 시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도 서울시의 광장사용 불허를 강하게 비판했고, 100일 추모대회를 예정대로 광화문 북광장에서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산하 미디어감시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국회에서 ‘10.29 이태원참사, 2차 가해자는 누구인가’ 토론회를 연다. 언론보도·포털 댓글·유튜브 등 미디어 중심으로 2차 가해 실태를 살펴보고, 100일 시민추모제 전후로 댓글 창 닫기 참여로 2차 가해 예방을 촉구한다. 이날 저녁 8시 이태원 분향소에서는 희생자들을 기리는 159배가 진행된다.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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