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전문 유튜버 캣맘·대디 겨냥 영상 논란
길고양이와 동물권 이야기하는 뉴스레터 ‘캣챠’
새덕후 영상 타당성 검증 글 올려

지난 28일 유튜버 ‘새덕후’가 올린 '고양이만 소중한 전국의 캣맘 대디 동물보호단체분들에게' 영상의 한 장면이다. 중성화가 되었음에도 사냥을 지속한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유튜버 ‘새덕후’가 지난달 28일 게시한 '고양이만 소중한 전국의 캣맘 대디 동물보호단체분들에게' 영상의 한 장면이다. 길고양이가 중성화되었음에도 사냥을 지속한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새 전문 유튜버 '새덕후'가 지난달 28일 게시한 '고양이만 소중한 전국의 캣맘 대디 동물보호단체분들에게'라는 제목의 영상으로 온라인 커뮤니티가 시끌시끌하다.

영상이 화제가 되자,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길고양이 혐오와 이를 돌보는 여성들인 '캣맘'에 대한 비난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생태계와 조류의 보호를 이야기하는 새덕후의 지적에 대한 갑론을박도 이어지고 있다. 

길고양이와 동물권을 이야기하는 뉴스레터 ‘캣챠’가 지난 1일 새덕후 영상 내용의 타당성을 검증했다. 

① 길고양이는 모두 유기된 것이다?... 고양이는 버려진 것이 아니다


가장 흔한 오해지만 사실이 아니라고 캣챠는 전했다. 고양이는 ‘침입종’이 아니라 한반도에 뿌리내려 1500년 이상을 살아온 ‘토착종’이다. 6세기 유물인 가야 시대 토기에 쥐를 잡는 고양이의 모습이 담겨있는 것이 그 증거다. 고양이가 인간에게 버려져 도시를 떠도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그들이 살던 터전을 빼앗은 것이라고 봐야한다.

② 고양이는 집 안에 있어야 하는 동물?... 처음부터 반려동물이었던 동물은 없다


캣챠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고양이는 쥐를 잡는 습성 때문에 인류가 곡식을 창고에 모으기 시작할 무렵부터 관심을 받았다. 고양이가 반려동물이라는 개념은 20세기가 되어서야 생겼다고 한다. 하지만 고양이는 특성상 인류와의 오랜 공존에도 야생성을 잃지 않은 동물이다. 따라서 ‘집 안에 있어야 하는 동물’이라는 말 역시 역사적으로나 생물학적으로는 맞지 않다.

③ 길고양이가 토종 야생동물들을 해친다?... 사냥 본능에는 죄가 없다


새덕후가 말하듯, 고양이가 사냥 본능으로 인해 소동물을 해치는 것은 사실이다. 그 중 멸종위기종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멸종위기종이 왜 지정됐는지, 그런 위기를 맞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 누구에게 있는지 새덕후는 묻지 않는다. 무분별하게 도시를 개발한 인간의 책임 얘기는 빠지고 길고양이에 대한 살처분은 쉽게 논의된다고 캣챠는 지적했다.

지난 28일 유튜버 ‘새덕후’가 올린 '고양이만 소중한 전국의 캣맘 대디 동물보호단체분들에게' 영상의 한 장면이다. 길고양이 중성화가 개체수 감소에 효과가 없다고 언급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유튜버 ‘새덕후’가 올린 '고양이만 소중한 전국의 캣맘 대디 동물보호단체분들에게' 영상의 한 장면. 길고양이 중성화가 개체수 감소에 효과가 없다고 언급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④ 중성화(TNR)는 근거 없는 예산낭비?...정답은 아니어도 의미 있다


길고양이 중성화(TNR)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것은 번식본능 억제를 통한 개체수의 조절이다. 하지만 새덕후는 영상에서 중성화한 고양이도 새 사냥을 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중성화를 하더라도 번식본능과 무관한 고양이의 ‘사냥 본능’은 유지될 수 있다고 캣챠는 강조했다. 

중성화가 너무 널널하게 이루어져 실제 개체수 조절에 별 효과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발정기 소음을 줄이고, 짝을 찾아 영역 침범하는 일을 줄여 지역 내 적정 개체수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등 수치화되지 않는 효과들이 명백히 존재한다. 캣챠는 중성화만 하면 전부라는 건 아니지만, 중성화의 효과를 높일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전했다.

⑤ 길고양이 밥을 야생동물들이 먹게 된다?...근본 원인은 다른 데 있다


백수진 대표는 "캣맘이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주는 것(feeding)은 (단순히 굶어 죽을까봐가 아니라) 먹을 게 부족하면 소동물을 더 사냥하거나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는 일이 생기기 때문도 있다"며 "길고양이에게 준 밥을 야생동물까지 탐낸다면 그건 그 야생동물의 서식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서식지가 파괴된 원인이 주로 인간에게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야생동물인 멧돼지나 너구리가 먹이를 찾다 산이나 밭까지 내려와 경작물을 파헤쳐 먹는 일이 계속 있었듯, 길고양이 사료를 훔쳐먹는 야생동물 문제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캣챠’ 백수진 대표는 여성신문과의 통화에서 “새덕후의 시각에서 (길고양이 현실을) 문제라고 볼 수는 있지만, 그 원인이 고양이나 고양이 밥 주는 사람에게 있지는 않다”며, “고양이의 서식활동이 ‘보호종’에 대한 위협이 된 것은 근본적으로 인간의 이기심과 무분별한 개발 탓인데, 영상은 이를 무시한 채 고양이의 본능을 막을 방법만을 이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새덕후는 ‘밥 주지 말고 입양하라’고 했지만, 정부 추산 30만 마리, 동물단체 추산 100만 마리에 달하는 길고양이를 전부 입양하는 건 불가능한 현실이다. 이용당하고 터전을 빼앗기다 못해 이제는 불청객 취급을 받는 길고양이들. 그들과 공존할 길을 마련하는 것도 결국 인간의 책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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