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서초·중랑구 등 자치구
성평등활동센터도 자리 잡아
풀뿌리 성평등 활동가들의
연결과 성장 위한 플랫폼 역할 톡톡

서울시 성평등활동지원센터가 추진한 ‘2022 포럼잇-다’ 모습. ⓒ서울시 성평등활동지원센터
서울시 성평등활동지원센터가 추진한 ‘2022 포럼잇-다’ 모습. ⓒ서울시 성평등활동지원센터

서울혁신파크 공유동에 자리잡은 서울시 성평등활동지원센터(이하 성평등터). 성평등 활동가들을 위한 협업 공간 ‘솜’, 교육 및 회의 공간 ‘숨’. 성평등 활동가를 집중 지원하는 인큐베이팅룸 ‘샘’, 솜처럼 따뜻하고 숨통이 트일 것 같은 편안한 공간이다. 좀 더 특별한 공간은 성평등터 화장실, 성별 분리를 없애는 대신 좌변기·소변기·청소 도구 칸으로 화장실 표기를 바꿨다. 월경컵 사용자를 위해 화장실 안에 미니 세면대와 핸드 비데를 설치하여 월경컵 세척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도 인상적이다.

지역의 풀뿌리 성평등 활동가들이 자신의 근거지에서 성평등 관련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돕는 ‘우리동네 젠더스쿨’, ‘2030 청년 성평등교육활동가 양성 및 활동 지원’, ‘젠더 감수성 향상을 위한 입문 및 심화 과정’, ‘성평등한 결혼·장례문화 만들기 캠페인’ 등 모든 프로그램마다 기획력이 돋보인다. 2020년 상반기에는 코로나로 인한 집합금지명령으로 어려움이 많았으나 온라인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성평등활동 교육 지원사업으로 162강을 진행했고 3371명이 참여했다. 네트워킹 행사는 117회에 106개의 단체와 881명이 함께 했다. 모든 사업 참여자 중 20~30대 비중이 50%가 넘는 것은 성평등터 개소 초기부터 청년 활동가 그룹에 그만큼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우리동네 젠더스쿨 ⓒ서울시 성평등활동지원센터
우리동네 젠더스쿨 ⓒ서울시 성평등활동지원센터

5년간 1만3000명 이상 교육 참여

각 지방정부의 양성평등정책 2021년도 추진실적을 보면 코로나로 인해 계획된 사업을 하지 못했다는 내용이 많다. 코로나가 시작되었던 2020년 서울시성평등터 또한 공공기관으로서 사업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다. 온라인으로 교육과 사업을 전환함에 따라 참여자 수가 더 증가하기도 했다. 지난 5년간 444회의 강의 교육지원에 1만3000명 이상이 참여했고, 네트워킹 행사도 총 135회에 참여 인원이 2천명에 달한다. 양적인 성과뿐 아니라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의 센터 사업 효과성 분석을 위한 설문조사에서도 사업 및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90% 이상이다.

혁신적인 공간 기획과 사업 및 프로그램의 질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서울시성평등터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2013년 여성 NGO 청(聽)책토론회에서 여성 NGO센터를 설립해달라는 제안이 있었다. 여성단체와 청년 여성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수차례의 간담회를 거친 후 센터 설립을 위한 민관 TF를 구성하여 운영했다. 서울시성평등기본조례 개정 등 오랜 준비과정을 거쳐 2018년 3월 전국 최초로 서울시 성평등터가 문을 열었다. 센터 운영법인은 사단법인 젠더교육플랫폼효재(구.여성사회교육원)로 센터장을 비롯한 7명이 ‘활동가’ 정체성으로 일하고 있다. 성평등터에서는 강사 대신 ‘교육 활동가’, 센터 직원도 ‘활동가’로 부르는 것을 선호한다. 여기서 활동가는 성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실천하는 개인을 지칭한다. 

서울시 성평등활동지원센터 내 성별 표기 없는 화장실. 성별 분리를 없애는 대신 좌변기·소변기·청소 도구 칸으로 화장실 표기를 바꿨다. 월경컵 사용자를 위해 화장실 안에 미니 세면대와 핸드 비데를 설치해 월경컵 세척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서울시 성평등활동지원센터
서울시 성평등활동지원센터 내 성별 표기 없는 화장실. 성별 분리를 없애는 대신 좌변기·소변기·청소 도구 칸으로 화장실 표기를 바꿨다. 월경컵 사용자를 위해 화장실 안에 미니 세면대와 핸드 비데를 설치해 월경컵 세척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서울시 성평등활동지원센터
서울시 성평등활동지원센터 내 성별 표기 없는 화장실. 성별 분리를 없애는 대신 좌변기·소변기·청소 도구 칸으로 화장실 표기를 바꿨다. 월경컵 사용자를 위해 화장실 안에 미니 세면대와 핸드 비데를 설치해 월경컵 세척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서울시 성평등활동지원센터
서울시 성평등활동지원센터 내 성별 표기 없는 화장실. 성별 분리를 없애는 대신 좌변기·소변기·청소 도구 칸으로 화장실 표기를 바꿨다. ⓒ서울시 성평등활동지원센터

서울시 혁신정책이 중앙정부 변화 견인

여성가족부에서도 서울시성평등터를 모델 삼아 2019년부터 각 시·도 단위로 지역양성평등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서울시의 혁신적인 정책이 중앙정부의 변화를 이끌어낸 또 하나의 사례이다. 여가부는 기존 성별영향평가센터에 성평등 교육 및 문화 확산 사업을 추가하여 지역양성평등센터를 지정했다. 첫해 경기·인천·경북·전남이 양성평등센터를 개소하여 지역주민과 더욱 밀착된 성평등문화 확산의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전북과 부산은 기초 지방정부를 포괄하는 거점형 양성평등센터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020년 제주지역의 체계적인 양성평등교육 기반 조성을 위해 독자적으로 양성평등교육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는 한발 더 나아가 2020년 자치구 성평등활동센터 지원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자치구 단위로는 처음으로 도봉구와 서초구가 선정되어 지역 내 성평등 활동의 허브 기능을 하고 있다. 중랑구는 문을 연 시기는 늦었지만 자치구 주도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100인 정책토론회에서 ‘반성폭력활동지원센터’ 설립이 11개 분야의 정책 중 하나로 선정됐다. ‘성평등지원센터 신설’이 구청장 공약사업으로 채택되었고 4년간의 민관거버넌스의 과정을 거쳤다. 22년 개소 시점부터 지역 기반의 동북여성환경연대 ‘초록상상’이 운영을 맡고 있다.

서울시성평등터는 자치구 성평등활동센터들과 프로그램을 공동 기획하고 민관 모두가 상호 교류· 협력할 수 있도록 거점 역할을 해왔다. 서울시뿐 아니라 자치구 (양)성평등활동센터도 각각의 특성을 살려 운영 성과를 내고 있다. 모든 자치구마다 성평등활동지원센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서울시 성평등터 로리주희 센터장은 “성인지 감수성 확대를 위해서는 ‘중간 통역사’가 필요하고, 자치구 단위로 활동가들을 지원하면 성평등 문화 확산의 파급력은 더욱 커질 것이다. 2023년에 서울시성평등활동지원센터는 시장의 공약사업인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가치’를 확산하는 ‘성평등한 돌봄(양육)문화 조성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서울시성평등활동지원센터 온라인 플랫폼(https://seoulgenderequit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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