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2022 교육과정 개정안 비판
‘성소수자’를 ‘성별 등으로 차별받는 소수자’로
‘성평등’을 ‘성에 대한 편견’으로 변경
대한성학회 “포괄적 성교육 내용 반영해야”

‘성’을 연구해온 전문가들이 교육부의 ‘2022 초·중등학교 및 특수학교의 교육과정’ 개정안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재논의를 요구했다. 

대한성학회(회장 김탁, 고대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31일 최근 교육부가 확정 발표한 ‘2022 개정 초·중등학교 및 특수학교의 교육과정(2022 개정 교육과정)’ 개정안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성건강 복지를 위해하는 심각한 퇴행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섹슈얼리티’, ‘성평등’, ‘성소수자’ 용어 삭제는 “성교육에 대한 학문적 배반”이라고 비판했다.   

이번에 개정한 교육과정은 ‘성소수자’를 ‘성별 등으로 차별받는 소수자’로, ‘성평등’을 ‘성에 대한 편견’으로 바꿨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2022년 12월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2 개정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및 특수교육 교육과정 확정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2022년 12월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2 개정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및 특수교육 교육과정 확정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학회는 “이는 WHO, UN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가 권고하는 국제기준에도 못 미칠 뿐 아니라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를 살고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성건강 복지를 위해하는 심각한 퇴행”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 성교육은 민주시민 교육이라 할 만큼, 자신의 성에 대한 이해를 시작으로, 타인 존중, 사회구조적 평등 실천을 위한 가치함양이 목적”이라며 “교육과정은 시대를 반영하는 향후의 교육 방향과 범위를 규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용과 함의를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성교육이 인권과 다양성을 기반으로 건강한 성과 재생산 건강, 신체의 발달, 성 행동과 태도, 관계, 가치관, 권리와 문화, 섹슈얼리티, 젠더의 이해, 폭력과 안전, 그리고 건강과 복지의 내용을 포함하는 포괄적 성교육 내용을 반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회는 △섹슈얼리티 용어를 교육과정 포함할 것 △성소수자·성평등 개념을 명확히 하고 교육 과정 포함할 것 △모든 사람이 평등한 성과 삶의 주체라는 가치를 명확히 하는 성교육을 제공할 것 △전문가가 체계적, 지속적으로 성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것 △공교육 제도 안에 명확한 성교육 시간, 교과 과정을 보장해 성교육을 강화할 것 △학교 및 성교육전문기관을 통해 모든 어린이와 청소년이 성교육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할 것 △교육과정 재논의는 다학제적 성학 전문가들의 근거 기반 의견을 적극 수렴할 것 등을 주장했다.

한편, 대한성학회는 2003년 의학, 간호학, 보건학, 심리학, 상담학, 사회복지학, 성교육자, 성평등활동가, 성상담자, 보건교사, 인문학자 등 다양한 성 전문가들이 모여 창립한 학술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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