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진상·책임 규명과 2차 가해 방지 등
유족들 요구사항 직접 보지 않고
행안부로 보내 형식적 답변만”
희생자들 안식 기원 159배도 시작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31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진정한 사과와 책임 있는 후속 조처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제공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31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진정한 사과와 책임 있는 후속 조처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제공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희생자들의 안식을 기원하는 159배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희생자들의 안식을 기원하는 159배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이태원 참사 발생 100일이 다가온다. 그러나 유족들은 진상·책임 규명부터 2차 가해 방지까지 무엇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분노하고 있다. 이들은 “유가족들을 향한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없는 대통령에게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재차 진정한 사과와 책임 있는 조처를 촉구했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는 31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이태원 분향소에서 대통령에 보내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49일 시민추모제 당시인 2022년 12월16일 유가족들의 6가지 요구사항을 대통령비서실에 전달했다. ▲대통령의 진정한 사과 ▲성역 없는 책임규명 ▲피해자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진상규명 ▲참사 피해자의 소통 보장과 인도적 조치 ▲희생자들에 대한 온전한 기억과 추모를 위한 조치 ▲2차 가해 방지를 위한 입장 표명 및 대책 마련이다.

유족들은 “대통령실의 진지한 입장 표명을 기대했으나 답변 없이 행정안전부에 이송했다”며 “대통령비서실이 유가족들의 절박한 요청에 직접 답변하지 않은 것에 절망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지난 9일경 협의회에 답변 공문을 보냈다. △특수본 수사로 진상과 책임소재가 밝혀질 것 △행안부 지원단이 서울시·용산구 등과 협의해 추모·소통 공간을 검토할 것 △경찰·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이 2차 가해성 게시글 삭제·수사 중 △정부는 사고 방지를 위해 시스템을 근원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민원 처리 결과 안내’ 공문이다.

그러나 유족들은 무엇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유가족들에게 책임을 인정하고 후속 방안을 약속하는 대통령의 사과는 없었다. 경찰 특수본은 윗선 수사를 포기했으며 유가족들에게 브리핑 한번 없이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추모·소통 공간은 진척되는 상황이 없다. 2차 가해로 인해 159번째 희생자가 세상을 떠났다. 유가족 다수는 2차 피해를 극심하게 호소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형식적인 답변을 보낸 것은 유가족들을 좌절케 한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우리 유가족들은 오는 2월4일 광화문 광장에서 159명의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억울함을 외면한 대통령에게 다시 한번 진심으로 유가족들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희생자들의 안식을 기원하는 159배를 하고 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희생자들의 안식을 기원하는 159배를 하고 있다.

유족들과 시민들은 성명 발표 이후 희생자들의 안식을 기원하는 159배를 했다. 사회자의 구령에 맞춰 희생자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부르며 절했다. 분향소는 금세 눈물바다가 됐다. 

이날 성명 발표 직전 한 여성이 분향소에 난입해 드러누워 방해하다가 경찰에 제지당하는 소동이 일기도 했다.

유족들과 시민들은 이어 용산 대통령실 근처로 이동해 대통령의 공식적인 사과와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1인 시위도 진행한다. 저녁 7시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선 ‘10.29 이태원 참사 100일 기독교 추모 기도회’가 열린다. 이태원 분향소에서는 집중추모주간인 이날부터 2월3일까지 매일 저녁 8시 희생자들을 기리는 159배가 진행된다.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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