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기실사지수 69‧‧‧ 2년 4개월래 최저

27일 오후 서울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을지로 오피스단지 ⓒ뉴시스·여성신문
27일 오후 서울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을지로 오피스단지 ⓒ뉴시스·여성신문

이번 달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2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꽁꽁 얼어붙었다.

내수 부진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반도체 경기 부진 등이 원인으로 보인다.

27일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발표한 ‘2023년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번 달 전체 산업의 BSI는 전월보다 5포인트 하락한 6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0년 9월(64)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BSI는 지난해 9월 부터 5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BSI는 기업가의 현재 기업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 과 향후 전망을 조사화 해 지수화 한 수치로 기업의 체감경기를 파악할 수 있다. 지수가 100이 넘으면 업황이 좋다고 응답한 기업이, 100보다 작으면 업황이 나쁘다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전 산업BSI가 100을 넘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김대진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제조업은 반도체 수요 감소로 인한 재고 증가와 매출액 감소 등으로 하락했다”며 “비제조업도 겨울철 비수기 매출 감소와 내수 부진으로 소비심리가 위축 되면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전달보다 업황이 더 나빠진 것으로 봤다. 제조업의 업황BSI는 전월대비 5포인트 하락한 66을, 비제조업의 업황BSI도 전달 보다 5포인트 하락한 71을 기록했다. 제조업은 2020년 8월(66)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악화됐다. 비제조업도 2021년 1월(70)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제조업은 반도체 수요 감소로 인한 매출 감소와 재고 증가로 전자‧영상‧통신장비가 5포인트 하락하고, 원자재 가격 상승, 건설, 자동차, 선박 등 전방산업 업황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로 금속제품이 6포인트 하락하면서 5포인트 하락한 66을 기록했다.

비제조업은 연말 예산소진 효과 소멸, 겨울철 비수기 등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매출 감소로 정보통신업이 14포인트 하락했다. 전문서비스 관련 수요 감소와 월드컵 종료에 따른 방송광고 수요 소멸로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도 10포인트 하락했다. 또 내수부진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도소매업도 3포인트 하락하면서 전체적으로 전월대비 5포인트 하락한 71로 조사됐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은 8포인트 하락한 66을 중소기업은 1포인트 내려간 66을 기록했다. 대기업은 2020년 7월(6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고, 중소기업은 2020년 9월(58) 이후 최저치로 집계됐다. 형태별로는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각각 8포인트, 3포인트 하락한 66을 기록하는 등 체감 경기가 악화됐다.

김 팀장은 “전반적으로 반도체 업황이 안 좋았었는데 대기업의 경우 반도체 장비를 납부하는 업체들이 많다 보니 기타 기계장비 등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중소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폭 하락했다”고 말했다.

기업의 체감 경기에 소비자동향지수(CSI)을 반영한 경제심리지수(ESI)는 0.3포인트 상승한 91.7으로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ESI는 모든 민간 경제주체의 경제심리를 보여주는 지수로 수치가 100을 넘으면 과거 평균보다 경기가 나아졌다는 평가로 해석된다.

계절적 요인 등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91.3으로, 한달 전보다 1.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20년 12월(90.5) 이후 2년 1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ESI 순환변동치는 2021년 12월부터 1년 1개월 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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