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이낸셜타임스, 한국의 노동환경 실태 보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분석한 회원국들의 최근 남녀 임금격차. 맨 오른쪽이 한국으로 격차가 가장 컸다. 맨 왼쪽은 불가리아. ⓒOECD 홈페이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분석한 회원국들의 최근 남녀 임금격차. 맨 오른쪽이 한국으로 격차가 가장 컸다. 맨 왼쪽은 불가리아. ⓒOECD 홈페이지

26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악의 성별 임금격차를 보인 한국의 노동환경 실태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집중 보도했다.

OECD가 공개한 최근 '성별 간 임금격차'(Gender wage gap)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는 31.1%로 가장 높았다. 여성이 남성의 68.9%가량을 받으며 일한 셈이다. 남성의 임금이 100만원이라고 가정할 때 여성은 68만 8800원만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 OECD에 가입한 1996년부터 26년째 성별 간 임금 격차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1996년 이전까지 1위는 일본이었다. 

우리나라에 이어 임금 격차가 큰 국가는 일본(22.1%), 미국(16.9%), 캐나다(16.7%), 영국(14.3%), 멕시코(12.5%) 등 이었다. 한국은 OECD에 가입한 1996년부터 26년 연속 최악의 결과를 지속하고 있다.

직무, 직종, 사업장이 같은 남녀의 임금 격차도 최상위권으로 조사됐다.

영국 과학저널 '네이처 인간행동'이 지난달 홈페이지에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직무별 남녀 성별 임금 격차는 18.8%로 주요국 15개국 중 2위였다. 1위는 일본으로 남녀 격차가 25.7%로 나타났다.

FT는 여성 직원들이 결혼·출산 등으로 경력 단절을 겪거나 주요 업무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으면서 남녀 임극 격차가 극심하게 나타난다고 보도했다.

또 삼성과 현대차, LG 등 재계에서 여성 임원들을 잇따라 발탁하고 있지만, 한국 기업들의 여성 임원 비율은 터무니 없이 낮은 실태라고 FT는 지적했다. 기업정보제공업체 ‘CEO Score’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한국 500대 기업 CEO 중 여성은 11명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이 중 3명은 오너 일가 출신이다.

최근 한국 상장기업의 포용적 고용 관행에 대해 연구한 영국 셰필드대의 피터 마탄레 선임강사는 “한국과 일본의 기업에서 여성 직원들은 제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은 OECD 가입국 중 여성들의 교육 성취도가 가장 높지만 핵심 및 관리직 고용에 있어 기회의 보장성은 가장 낮다”며 "한국 기업의 이러한 관행은 재능과 지식의 엄청난 낭비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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