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물 유통 혐의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 징역 5년 선고
여성단체 “웹하드 카르텔, 범죄집단과 다를 바 없어”

불법촬영물의 유통을 주도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웹하드 카르텔’ 형성에 기여한 양 전 회장의 선고 형량이 지나치게 적다는 비판이 인다.

12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강동원 부장판사)는 '웹하드 카르텔'을 통해 음란물 불법유통을 주도하고 자회사 매각 대금 등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기소 된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에 대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선고 직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성남여성의전화,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이 법원 앞에서 ‘웹하드 카르텔 주범 양진호 회장 1심 섬고에 대한 기자회견 - 웹하드 카르텔, 온라인 성착취 산업구조로 보지 않으면 근절 없다!“’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선고 이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성남여성의전화,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 주관으로 ‘웹하드 카르텔 주범 양진호 회장 1심 섬고에 대한 기자회견 - 웹하드 카르텔, 온라인 성착취 산업구조로 보지 않으면 근절 없다!“’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여성신문
12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성남여성의전화,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 주관으로 ‘웹하드 카르텔 주범 양진호 회장 1심 섬고에 대한 기자회견 - 웹하드 카르텔, 온라인 성착취 산업구조로 보지 않으면 근절 없다!“’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여성신문

양 전 회장을 고발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이선희 다큐멘터리 감독의 말을 대독한 새길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는 “법과 국가의 제재도 받지 않으며 웹하드 카르텔은 디지털 성폭력의 메카가 되었고, 양진호는 수천억의 자산가가 되었다”며 “N번방의 조주빈조차 범죄단체 구성죄로 처벌되는 마당에 지난 십수년동안 수십만 건의 다지털 성폭력 영상물을 유통하고 범죄자 헤비 업로더의 불법행위를 알선하고 주도한 양진호에게 검찰은 징역 14년, 벌금 2억원, 추징금 514억원의 구형을 내렸다. 이게 가당키나 하냐”고 전했다. 이어 “웹하드 카르텔의 최초 제보자로서 검찰이 1심 선고 이후 즉각 항소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반성폭력활동가 A씨는 “많은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를 만나며 근저에 웹하드 카르텔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웹하드 카르텔 같은 경우에는 범죄 집단이나 범죄 단체로 규율하고 우리가 처벌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까지 통상 음란물 유포 방조 등과 관련해 사이트 운영자들에게 내려진 평균 형량이 징역 1년 6개월이라는 점에서 양진호의 형량이 높은 편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수사기관이 제 역할을 다했다고 보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수사결과”라며 “검찰은 법리적용을 하는 과정에서 웹하드 카르텔을 범죄 집단이나 단체로 규정하지 않았고, 재판부는 역시 삭제 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였다.” A씨는 “죽음을 선택한 피해자들의 명복을 빌 수 있게끔, 형사사법절차가 응보와 피해 회복이라는 정의에 걸맞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게끔, 검찰은 항소를 즉시하고 2심 재판부는 1심 판단에 대해 사회적 영향력이나 법원의 역할을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혜진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 활동가는 “양진호가 운영했던 웹하드 카르텔을 비롯해서 온라인에서 일어났고 그리고 현재에도 일어나고 있는 불법촬영물 유포는 촬영을 한 사람, 그리고 촬영 피해를 입은 사람의 개인 간의 폭력 행위를 넘어서는, 하나의 거대한 온라인 성착취 카르텔로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혜진 활동가는 “개개인 간의 폭력으로만 봐서는 이 폭력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 우리는 성산업 카르텔 자체를 끊어야 한다, 징역 5년으로는 절대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웹하드 카르텔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 이유는 이를 온라인 성착취 산업구조로 보는 관점이 없기 때문”이라며 “또한 웹하드 카르텔 사건의 근본은 기업과 자본이 여성의 신체를 성상품화하여 수익을 올리는 젠더문제와 자본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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