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개관 10주년 기념전...작가 48명 참여
2023년 4월16일까지

서울미술관 ‘3650 Storage – 인터뷰’ 전 포스터. ⓒ서울미술관 제공
서울미술관 ‘3650 Storage – 인터뷰’ 전 포스터. ⓒ서울미술관 제공

서울미술관 역대 최대 규모의 현대미술 전시, ‘3650 Storage – 인터뷰’ 전이 오는 29일 개막한다.

올해 10주년을 맞아 두 번째로 선보이는 기념전이다. 회화, 사진, 조각, 설치, 영상, 일러스트 등 현대미술 전 장르를 아우르는 작품 200여 점을 모았다. 과거 서울미술관 전시에 참여한 작가 중 48명이 참여했다.

서울미술관이 작가들 한 명 한 명과 공들여 나눈 인터뷰가 눈에 띈다. 어디서 영감을 얻는지, 예술의 즐거움과 아쉬움, 예술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과 지속하는 원동력, 후배 예술가들에게 전하는 말 등이다. 진지하면서도 유쾌한 작가들의 말을 통해 다시 작품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다. 서울미술관 측은 “비대면의 세상에서 ‘대면’의 방식으로 소통해야 하는 시각 예술가들의 도전을 통해 새로운 가치나 이야기를 창조하는 동시대의 모든 이들에게 예술적 영감과 위로를 선사한다”고 밝혔다.

이시연 학예사는 “작가들이 이번 전시를 열 수 있어서 정말 고맙다고 하더라. 코로나19로 그간 시각예술계가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서울미술관 개관 10주년을 맞아 작가들에게도 미술관에도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 포스터에 등장한 작품은 이고은 작가의 ‘란’이다. 아티스트 스튜디오 DNDD의 대표이자 소속 작가로 전시, 디자인 및 출판 등 여러 미술 분야에서 활동했다. “힘든 시간을 극복하던 중, 이제는 슬픔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살아가겠다는 의지를 담아” 그렸다고 한다.

서울미술관 ‘3650 Storage – 인터뷰’ 전시 중 설은아 작가의 작품. ⓒ서울미술관 제공
서울미술관 ‘3650 Storage – 인터뷰’ 전시 중 설은아 작가의 작품. ⓒ서울미술관 제공

관객 참여형 전시도 눈에 띈다. 설은아 작가의 ‘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는 아날로그 전화기와 공중전화로 구성된 인터랙티브 설치 작품이다. 관람객들은 벨이 울리는 수화기를 들어 누군가가 남긴 ‘부재중 통화 메시지’를 들을 수 있다. 자신이 레즈비언이라고 엄마에게 털어놓는 여성, 거식증을 앓는 대학생, 외로움과 슬픔과 사랑을 고백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다. 작가가 2018년부터 진행해온 프로젝트다. 전시장 한쪽에 놓인 공중전화에 자신의 ‘하지 못한 말’도 남길 수 있다. 작가가 그간 모은 총 9만 5000통·600시간 분량의 목소리를 사하라 사막에 놓아주는 퍼포먼스 영상도 볼 수 있다.

안준 작가의 사진 ‘self-portrait’ 연작도 눈길을 끈다. 2020년 겨울에 별세한 작가의 할머니 집 거실과 정원에서 촬영했다. 작가는 “할머니의 옷을 태울 때, 할머니가 없는 정원에 서 있을 때 할머니의 부재를 실감했다”며 “상실과 전환, 그리고 그 너머의 계절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한국 보그 매거진과의 협업작이다.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해외 아티스트들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스페인의 다원예술가 하비에르 마틴(Javier Martin), 호주의 극사실주의 조각가 샘 징크(Sam Jinks) 등이다.

샘 징크(Sam Jinks), 여자와 아이(Woman and Child), 2010, 실리콘, 실크, 머리카락, 145x40x40cm ⓒ서울미술관 제공
샘 징크(Sam Jinks), 여자와 아이(Woman and Child), 2010, 실리콘, 실크, 머리카락, 145x40x40cm ⓒ서울미술관 제공
안준, Self-portrait, 2021, 피그먼트 프린트, 152.4x101.6cm ⓒ서울미술관 제공
안준, Self-portrait, 2021, 피그먼트 프린트, 152.4x101.6cm ⓒ서울미술관 제공
콰야, 창 밖의 별 바라보기, 2021, 캔버스에 유채, 91x117cm ⓒ서울미술관 제공
콰야, 창 밖의 별 바라보기, 2021, 캔버스에 유채, 91x117cm ⓒ서울미술관 제공
서울미술관 ‘3650 Storage – 인터뷰’ 전시장 전경. ⓒ서울미술관 제공
서울미술관 ‘3650 Storage – 인터뷰’ 전시장 전경. ⓒ서울미술관 제공

전시장은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학문과 예술의 아홉 여신 ‘뮤즈(muse)’를 차용해 구성했다. 미술관(museum)의 어원에 ‘뮤즈가 모이는 곳’이라는 뜻이 있는데 착안해, 관람객에게 새로운 영감을 제공할 공간 9곳을 나눴다.

매일 오후 2시 정규 도슨트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사전 예약 없이 누구나 무료로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20인 이상 단체 방문 시 별도 예약을 통해 원하는 시간에 전시 해설을 들을 수 있다. 개인 이어폰과 휴대전화로 들을 수 있는 오디오 가이드도 무료로 제공된다. 서울미술관 통합권 구입 시 흥선대원군 별서 ‘석파정(石坡亭)’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전시 연계 프리미엄 교육 프로그램 ‘샘키즈 리포터가 간다!’도 진행된다. 겨울방학을 맞아 1월 매주 금요일마다 전시 감상·작가 워크숍 등 다채로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참여자를 모집 중이며 자세한 사항은 서울미술관 홈페이지(www.seoulmuseum.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2023년 4월1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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