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계묘년 ‘검은 토끼의 해’]
우리 설화·문화 속 토끼
작지만 큰 지혜·강한 생명력
장수·다산·풍요·화목 등 상징

2023년은 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의 해다. 토끼는 문화예술과 제품 디자인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옛 민화와 장식품, 인기 아이돌의 앨범 자켓 디자인, 소품 등에서도 토끼를 만날 수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어도어
2023년은 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의 해다. 토끼는 문화예술과 제품 디자인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옛 민화와 장식품, 인기 아이돌의 앨범 자켓 디자인, 소품 등에서도 토끼를 만날 수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어도어

2023년은 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의 해다. 토끼는 우리 설화와 속담, 역사에서 작지만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존재로 그려졌다. 경박하고 교활한 면을 보이다가도, 놀라운 지혜와 번식력으로 살아남는다. 만물의 생장, 번창, 풍요를 상징하는 십이지신(十二支神)이기도 하다. 그것이 토끼의 힘이다.

토끼는 십이지신 중 넷째 지지인 묘(卯)다. 한자 묘(卯)는 문을 활짝 열어 놓은 모습을 본뜬 상형문자다. 묘월(卯月)은 만물이 땅을 밀치고 나오는 봄의 기운을 상징한다. 민속에서는 한 해 농사의 시작과 관련된 시기로 중요하게 여긴다. 묘시(卯時)는 하루의 시작인 새벽에 해당한다.

이는 토끼의 생태적 특징과도 관련이 있다. 2023년 3월6일까지 ‘새해, 토끼 왔네’ 전을 여는 국립민속박물관에 따르면,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게 귀를 쫑긋쫑긋 세우며 반응하는 특징은 겁이 많고 연약하고 예민함을, 짧은 다리와 긴 뒷다리로 깡충깡충 산을 뛰어오르는 모습은 민첩함을 가리킨다.

십이지 장식품 – 토끼, 8.5cm x 4.8cm x 13cm, 광복 이후 김동복 기증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십이지 장식품 – 토끼, 8.5cm x 4.8cm x 13cm, 광복 이후 김동복 기증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화조영모도 – 토끼와 단풍나무(花鳥翎毛圖), 94.5cm x 452cm, 광복 이후, 복제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화조영모도 – 토끼와 단풍나무(花鳥翎毛圖), 94.5cm x 452cm, 광복 이후, 복제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국립민속박물관에 따르면 토끼와 모란을 함께 그린 ‘쌍토도(雙兔圖)’는 부부애와 다산 등 가족의 화목을 상징한다. 매가 토끼를 바라보는 ‘추응토박도’(秋應兔搏圖)는 새해를 축하하는 세화의 대표적인 화제다.

‘토끼와 호랑이’, ‘토끼와 거북이’, ‘별주부전’ 등 토끼가 등장하는 동화와 고전소설, 국악과 연극도 많다. 꾀 많은 토끼가 다른 동물들을 약 올리는 이야기, 혹은 거북이와 달리기 대결을 하던 토끼가 제 꾀에 제가 당하는 이야기 등이다.

토끼를 다룬 사자성어도 많다. 토끼를 사냥하고 나면 사냥개를 잡아먹는다는 ‘토사구팽’(兎死狗烹), 영리한 토끼는 세 개의 굴을 파 도망 다닌다는 ‘교토삼굴’(狡兎三窟), 재빨리 달아나는 토끼를 묘사한 ‘탈토지세’(脫兎之勢) 등이다. 한 번에 여러 이익을 얻는 일을 가리키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놀란 토끼 눈’처럼 널리 쓰이는 관용구도 있다.

토끼를 소재로 한 디자인 제품들. (왼쪽부터) 미피 캐릭터 조명, 주토피아 주디 캐릭터 모자, 몰랑이 캐릭터 인형, 라인프렌즈 쿠키 캐릭터 인형, 피터래빗 캐릭터 물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토끼 캐릭터 공책, 마시마로 엽기토끼 캐릭터 스티커, 최고심 캐릭터 열쇠고리, 김토끼 캐릭터 학용품.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토끼를 소재로 한 디자인 제품들. (왼쪽부터) 미피 캐릭터 조명, 주토피아 주디 캐릭터 모자, 몰랑이 캐릭터 인형, 라인프렌즈 쿠키 캐릭터 인형, 피터래빗 캐릭터 물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토끼 캐릭터 공책, 마시마로 엽기토끼 캐릭터 스티커, 최고심 캐릭터 열쇠고리, 김토끼 캐릭터 학용품.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토끼는 친숙하고 호감 가는 동물이기도 하다. 기다랗고 큰 귀, 짧은 꼬리 등 독특한 외형은 많은 동화와 제품 디자인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인기 아이돌의 앨범 자켓 디자인, 토끼를 주인공으로 하는 일상 웹툰 등에서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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