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영희·LG 이정애·SK 안정은 등
유리천장지수 10년 연속 OECD 최하위
다양성은 경쟁력… 여성 임원 늘어야

지난달 24일 LG생활건강은 이정애 부사장을 사장 승진과 동시에 신임 CEO로 내정했다. 5대 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여성 사장을 배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인사에서 이영희 글로벌마케팅실장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삼성전자에서 여성 사장이 나온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LG생활건강, 삼성전자
지난달 24일 LG생활건강은 이정애 부사장을 사장 승진과 동시에 신임 CEO로 내정했다. 5대 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여성 사장을 배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인사에서 이영희 글로벌마케팅실장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삼성전자에서 여성 사장이 나온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LG생활건강, 삼성전자

4대 그룹에서 여성 CEO가 속속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더 많은 여성 CEO들이 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삼성 이영희·LG 이정애·SK 안정은 등  

지난달 24일 LG생활건강은 이정애 부사장을 사장 승진과 동시에 신임 CEO로 내정했다. 5대 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여성 사장을 배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인사에서 이영희 글로벌마케팅실장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삼성전자에서 여성 사장이 나온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커머스 기업 11번가는 안정은 최고운영책임(COO)을 신임 대표이사에 내정했고, 시세이도 코리아도 내년 1월 1일부로 양근혜 부사장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11번가, 시세이도코리아
이커머스 기업 11번가는 안정은 최고운영책임(COO)을 신임 대표이사에 내정했고, 시세이도 코리아도 내년 1월 1일부로 양근혜 부사장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11번가, 시세이도코리아

4대그룹 외에도 여성 CEO가 여러 명 나오고 있다. LG그룹 광고 지주회사인 지투알의 박애리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CEO에 올랐다. 김혜주 롯데멤버스 CEO(전무)와 이선정 CJ올리브영 CEO(경영리더)도 각각 대표로 내정됐다. 이커머스 기업 11번가는 안정은 최고운영책임(COO)을 신임 대표이사에 내정했고, 시세이도 코리아도 내년 1월 1일부로 양근혜 부사장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이에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기업 이사회에 여성 할당제가 도입되면서 여성 임원이 늘고 있는 점이 주효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대표 박주근)가 국내 30대 그룹 중 분기보고서를 제출하는 219개 기업의 사외이사 780명을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에 여성 이사는 120명으로 전체의 15.4%를 차지했다.

유리천장지수 10년 연속 OECD 최하위

그러나 영국 이코노미스트에서 매년 발표하는 유리천장지수 조사에서 한국은 10년째 꼴찌다. 유리천장지수는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 △성별 간 임금 격차 △기업 내 임원 비율 △여성 국회의원 비율 등 10개 항목을 토대로 산출된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한국은 성별 임금 격차가 31.5%에 달해 압도적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국에선 남성이 100만 원 받을 때 여성은 31.5% 적은 68만5,000원을 받는다.

또한 헤드헌팅기업 유니코써치가 매출액 기준 100대 상장 기업(반기보고서 기준)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이들 기업의 여성 임원 수는 403명으로 지난해(322명)보다 81명, 25.2% 늘었지만 100대 기업 전체 임원 7175명 중 여성 비율은 5.6%였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상당수 기업이 대외 이미지 등을 고려해 여성 임원을 형식적으로 1∼2명 정도만 유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 성장의 중요한 자원으로서 중간 관리자급 이상 여성 인재를 크게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다양성은 경쟁력… 여성 임원 늘어야

전문가들은 여성들의 CEO 진출을 높이 사는 한편, 앞으로 더 많은 여성 CEO들이 배출될 것이라 전망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필요한 능력을 가진 사람을 뽑은 것이다. 능력있으면 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들이 본격적으로 일자리로 진출한 게 20년이 되지 않았고, 이제 경험을 쌓고 지위가 올라간 것이다. 이제부터 여성 CEO가 더 자주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다양한 인력을 활용하려하는데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며 “특히 현재 CEO가 되신 분들은 대학에서 여성들의 전공이 제한적일 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위치에 오른 것을 높이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이분들이 활동을 좀 더 넓혀가면서 기업 내부의 역할을 확대시켜나가는 데 전환기가 되어갈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디지털 시대에 투명성이 높아지면서, 여성의 의사결정이 기업의 안전과 지속가능성에 플러스가 되는 요소가 됐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한국 사회의 경제적 성평등 지수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MZ세대로 넘어가면 남녀평등이 많이 구현된 데다가 여성이 가정의 일을 모두 담당하면서 생기는 차별적 문제가 무너지고 있기 때문에, 여성 CEO의 비율 등 여러 지수에서 한국 사회가 급격하게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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