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환경연대 월례포럼, '여성은 어떻게 과학을 연구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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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환경연대는 7월 6일 명동 대한YWCA연합회에서 '여성주의와 생태주의는 어떻게 새로운 정치지형을 만들 것인가'라는 주제로 여성과 생명의 과점에서 보는 과학에 관한 포럼을 열었다. 〈깨어나는 여신〉 〈생명의 느낌〉의 저자이자 생태여성주의자인 김재희씨가 “가이아의 과학을 위하여”라는 제목의 발제를 맡았다.

◀적자생존, 약육강식에 기초한 다윈의 진화론은 제국주의 식민지 정책을 정당화하는 남성의 원리였다.

가이아(Gaia)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대지와 생명의 여신의 이름이다. 페미니스트 과학자 러브록과 린 마굴리스가 내놓은 '가이아론'은 지구상의 생물과 지구의 관계를 범지구적 차원에서 검토한 것이다.

기존의 남성 데카르트의 이분법과 뉴턴의 만유인력으로 대표되는 근대과학은 유일한 진리를 찾기 위한 남성 학자들만의 영역이었다. 특히 다윈의 진화론에서 끌어낸 자연도태, 적자생존, 약육강식 법칙은 제국주의 식민지정책과 맞물려 사회, 정치적으로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

김재희씨는 이에 대해 오늘날까지 유효한 주체와 대상의 분리 등 근대의 과학적 방법론이 “남성의 원리로 우주를 쪼개고 공식화해 자연에서 영성을 제거해버렸다”고 지적했다. 이렇듯 남성적 논리로 점철된 학계에서 대안적 희망을 찾아낸 것이 여성과학자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1940년대 활동했던 여성과학자 바바라 맥클린톡은 실험에 쓰인 수많은 옥수수에 각각 이름을 붙여주는 작업을 통해 주체와 객체, 인간과 자연을 나누는 이분법을 무너뜨리고자 했다. 또 배율이 낮은 현미경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 세포를 앞에 두고 자아(ego)를 잊기 위한 명상을 하며 여성적 감수성과 자연친화적 영성을 과학계에 도입하기도 했다. 당시의 남성중심 학계는 그녀의 '몸으로 느끼기' 작업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그녀의 연구 결과를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녀가 '몸으로 느꼈다'는 유전자의 자리바꿈(transposition) 현상은 생명체에서 일어나는 정확하고 중요한 특성임이 인정되어 1983년 생리·이화학 분야에서 여성 단독으로는 처음으로 노벨상을 받았다.

또 다른 여성 과학자 린 마굴리스는 다윈의 배타적 생존에 기초한 진화론을 대체하는 상생과 결합의 진화론을 주장했다. 린에 따르면 동물과 식물의 몸을 이루는 세포 안에 자리하고 있는 작은 소기관들이 핵의 염색체와는 다른 별도의 고유한 유전 물질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들 엽록체, 미토콘드리아와 같은 소기관은 고등생물에 종속된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단백질을 합성하고 자기 복제를 하는 등 그 자체로 온전한 생명체의 단위가 되어 진화의 비약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세포 안 공생관계'는 이제 학계에서도 정설로 인정받았으며 세포학뿐 아니라 생명과학 전반의 일반 생물학 교재에 실리게 되었다.

김재희씨는 “지금 과학이 내놓는 공식적인 숫자 데이터는 절망적일 뿐이며 이 시점에서 우리는 새로운 희망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기존의 남성중심 사고를 뒤집는 여성과학자들의 작업과 탈중심적, 탈근대적 생태여성주의는 새로운 시대를 위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김현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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