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5일 하루파업 나선
공공부문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집담회

지난 25일 하루파업에 들어간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여의도에 모여 파업에 나선 여성노동자를 응원하기 위한 집담회를 열었다. ⓒ공공운수노조
지난달 25일 하루파업에 들어간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여의도에 모여 파업에 나선 여성노동자를 응원하기 위한 집담회를 열었다. ⓒ공공운수노조

철도, 병원, 화물 등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파업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하루파업에 들어간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여의도에 모여 파업에 나선 여성노동자를 응원하기 위한 집담회를 열었다. 11월 25일은 세계여성폭력추방의날이기도 했다.

김수은 서울교통공사 역무노동자는 파업에 나서는 이유에 대해 “신당역 여성노동자 살인사건, 오봉역 철도노동자 사망사고 등 지금도 노동자는 일하다가 목숨을 잃고 있다. 원인은 너무나 명확하다. 인력부족, 안전업무의 외주화. 인력부족은 지하철 노동자의 안전하게 일할 권리뿐만 아니라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안전마저 위협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책 또한 분명하다. 더 이상 일하는 노동자가 죽지 않도록 안전인력 충원을 요구한다. 일하던 노동자가 죽어도 아무 것도 바뀌지 않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나래 서울대병원 간호사는 “간호사는 여성이 많은 직군이다.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병원 현장에서 서로 긴장하고 눈치 보며 일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수직적인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 그로 인해 간호사는 자신들의 목소리를 당당하게 내기가 어렵다”면서 “간호사 자신들이 그동안 당했던 부당한 지시 및 노동조건을 바꾸고 인력충원을 요구하기 위해 파업을 하게 됐다. 간호사 1인당 담당하는 환자수를 줄이는 법제정을 하고 나와 동료가 웃으며 일하는 근로환경, 안전하게 환자를 치료하고 보호하는 날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5일 하루파업에 들어간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여의도에 모여 파업에 나선 여성노동자를 응원하기 위한 집담회를 열었다. ⓒ공공운수노조
지난 25일 하루파업에 들어간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여의도에 모여 파업에 나선 여성노동자를 응원하기 위한 집담회를 열었다. ⓒ공공운수노조

참가자들은 여성이자 노동자로 일하면서 어려움이 있지만 자긍심을 느끼는 순간도 있다고 밝혔다. 한원순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는 “육체노동 조건과 상황이 대부분 남성노동자에게 맞춰져 있고, 이가 현장에서 가장 힘든 점이기도 하다”면서 “하지만 노예같이 착취당하고, 갑질당했던 현장을 우리 조합원들과 함께 끈질기게 바꿔왔다. 이는 가장 소중한 자부심”이라고 말했다.

김정남 서울사회서비스원 장애인활동지원사는 “돌봄노동 이야말로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는 자부심이 있다. 그 역할을 우리가 한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여성이기에 더 상대의 감정을 섬세하게 들여다 볼 수 있고, 전통적인 여성의 역할을 수행 하면서 성장했던 경험이 업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루파업에 나선 이들에게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의 특별함에 대해 묻자 입을 모아 탄탄한 조직력을 꼽았다. 조지현 철도고객센터 상담노동자는 “대부분 여성 노동자이고 오랫동안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일을 하면서 사측의 온갖 탄압을 같이 경험하고 같이 극복해 왔다. 그래서 노동조합의 소중함을 알고 있으며 조직력이 매우 탄탄하다. 우리는 파업하면 참여율이 99%다. 1%는 병가나 휴직 등의 사유라고 보면 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성차별과 젠더폭력을 멈추기 위해 정부와 기업에 변화를 촉구했다. 김수은 씨는 “구조적 성차별은 우리 사회와 일터 곳곳에 존재한다. 현실을 직시하고, 잘못을 인정하고, 문제를 바로잡으라”고 꼬집었다. 김금영 건강보험고객센터 상담노동자는 “얼마 전 신당역 사건을 다시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여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한국은 아직 요원하다. 온라인 성 착취, 교제살인과 데이트폭력, 불법촬영물 범죄 발생률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한국이다. 국가가 변해야 여성 폭력을 철폐할 수 있고, 국가가 변해야 성평등을 완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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