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10·29 이태원 참사 대책특위 출범
“수사 결과 따라 국가 대상 소송 지원”
12월1일 첫 회의

28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에서 대한변호사협회가 개최한 '10·29 이태원 참사 대책특별위원회 출범식 및 기자회견'에서 하창우 이태원참사 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28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에서 대한변호사협회가 개최한 '10·29 이태원 참사 대책특별위원회 출범식 및 기자회견'에서 하창우 이태원참사 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대한변호사협회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족들의 국가 대상 소송을 지원한다. 

대한변협은 28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호텔에서 10·29 이태원 참사 대책특별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특위엔 변호사 100여 명이 참여하며, 위원장은 하창우 전 변협 회장이 맡았다. 오는 12월 1일 첫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활동 계획과 희생자 지원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특위는 진상규명팀, 피해자지원팀, 제도보완팀으로 구성된다. 자체적으로 참사 원인을 분석하고, 희생자 측 의견과 요구사항을 수사기관에 전달할 예정이다. 

변협에 별도의 조사 권한이 있는 건 아니지만, 하창우 특위위원장은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수사가 미진한 부분, 수사 관련 요구사항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런 경우 (수사기관에) 서면을 제출해 수사를 요청하는 식으로 수사를 충실하게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지원팀은 피해자단체 결성과 활동을 지원하고, 피해자별 상담변호사를 매칭해 법률 상담을 제공한다. 피해구제 소송지원, 추모사업 지원, 부상자들과 인근 상인에 대한 법률지원도 맡는다. 제도보완팀은 국내외 유사 사례를 분석, 재난 및 안전기본법과 관련 법령 분석 및 개선안 마련, 입법 보완 등을 맡는다. 

하창우 특위위원장은 “개별 소송보다 피해자단체를 결성해 소송하는 것이 더 저렴하고 시간도 절약된다”고 설명했다. 또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형사 책임이 규명되면 책임자가 속한 단체를 대상으로 소송할 것”이라며 “주최가 없기 때문에 국가 또는 지자체의 책임이 소명될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고 했다. 

14개국 외국인 희생자에 대한 소송지원도 추진한다. 변협은 외교부와 협의해 각국 대사관에 협조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외국인 유족들과 접촉할 계획이라고 한다. 

소송에 드는 변호사 비용은 모두 변협이 지원한다. 인지세 등 비용도 시민사회단체와 협조해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유족 동의 없이 희생자 명단이 공개된 데 대해선 “민사상 손해배상이 성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

대한변호사협회가 28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에서 '10·29 이태원 참사 대책특별위원회 출범식 및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홍지백 생명존중재난안전특위 위원장, 하창우 대책특위 위원장, 이종엽 변협 회장. ⓒ홍수형 기자
대한변호사협회가 28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에서 '10·29 이태원 참사 대책특별위원회 출범식 및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홍지백 생명존중재난안전특위 위원장, 하창우 대책특위 위원장, 이종엽 변협 회장. ⓒ홍수형 기자

하창우 특위위원장은 “축제에 참가하는 국민은 국가와 국가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지방자치단체의 제도를 통해 안전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며 “시설물의 파괴나 흠에 의하지 않고 어떻게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많은 시민이 희생되는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국가와 지자체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일 외에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핼러윈의 사고 위험성이 사전 예고된 상태에서 경찰 수뇌부가 지방에 있거나 상황실을 비우거나, 경찰서장이 도보 10분 거리를 차 안에 한 시간 앉아 있거나, 구청의 재난안전상황실이 작동하지 않거나, 구청장이 사후 상황판단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일들은 시민의 안전이 국가와 지자체로부터 얼마나 외면당했는지 말해준다”고 했다.

정부가 이태원 참사 관련 국가배상을 검토 중이라고 알려진 가운데, 변호사 단체들이 속속 법률지원에 나서고 있다. 지난 8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 ‘10·29 참사 진상규명 및 법률지원 TF’를 꾸렸다. 굿로이어스 공익제보센터도 국가 상대 손해배상소송에 유가족 등을 모집했다. 

이종협 변협 회장은 “피해자 10여 명의 유족과 연락이 닿았다”며 앞으로 더 많은 유족들의 연락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유족들이나 생존자들이 참석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유족들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서 처음부터 배제했다”라며 “법률적 도움을 드리는 게 유족들, 피해자들에게 심리적으로 그나마 부담이 덜하고 도와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