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시아 포격으로 600만 가구 이상 정전
우크라이나 “이란 자폭드론 교관들 살해”
러시아-우크라이나, 포로 50명씩 맞교환

[하르키우=AP/뉴시스] 20일(현지시각) 러시아군이 벨고로드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진영을 향해 발사하는 로켓이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관측되고 있다.
[하르키우=AP/뉴시스] 20일(현지시각) 러시아군이 벨고로드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진영을 향해 발사하는 로켓이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관측되고 있다.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에 빼앗긴 남부 헤르손주의 주도인 헤르손에서 25일(현지시각)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15명이 숨지고 어린이 1명 포함 35명이 다쳤다고 지역 당국이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갈리나 루고바 헤르손 군사 행정부 책임자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주택 여러 채와 고층 건물이 파손됐다"고 말했다.

헤르손을 점령한 지 8개월 만에 퇴각하는 수모를 겪은 러시아는 앙갚음이라도 하듯 헤르손에 연일 포격을 퍼붓고 있다고 지역 당국은 주장했다.

헤르손 당국은 전날 러시아군이 헤르손을 49차례 포격해 최소 10명이 숨지고 5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의 포격이 계속되자 헤르손 당국은 병원에 있는 환자들을 다른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시키고 있다.

어린이 환자들은 미콜라이우로,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들은 오데사로 이송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 곳 모두 우크라이나가 통제하는 지역이다.

헤르손은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지역을 육로로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

헤르손을 놓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사활을 건 전투를 벌인 데 이어 우크라이나의 수복 이후에도 러시아군의 포격이 잇따르면서 주요 기반 시설은 대부분 파괴됐다.

헤르손 당국은 겨울철에 접어든 상황에서 지역 주민들의 난방·전기·식수 부족 사태를 우려해 중부·서부 등 비교적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한때 30만명에 근접했던 헤르손 주민 수는 현재 약 8만명으로 줄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 젤렌스키, 러시아 포격으로 600만 가구 이상 정전

[키이우=AP/뉴시스]지난 21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지역의 한 술집 밖에 사람들이 서 있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의 전력, 수자원 및 기타 중요한 기반 시설에 대한 공습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0일 이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발전소의 거의 3분의1을 파괴했다고 말했다.
[키이우=AP/뉴시스]지난 21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지역의 한 술집 밖에 사람들이 서 있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의 전력, 수자원 및 기타 중요한 기반 시설에 대한 공습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0일 이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발전소의 거의 3분의1을 파괴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틀 연속 자국 에너지 기반 시설에 대한 러시아의 무차별 포격에 600만 가구 이상이 정전 영향을 받았다고 25일(현지시각)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SNS에 올린 정례 연설에서 "오늘 저녁 기준으로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대부분의 지역에서 정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잇따른 우크라이나 전력 시설 공격에 대응해 우크라이나가 겨울철 난방 및 전력망을 가동할 수 있도록 추가 지원을 하기로 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통화 후 성명을 내고 리투아니아 재고분인 대형 단권(單捲) 변압기를 비롯해 루마니아 내 EU 비축분인 발전기 등 전기설비 지원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단권변압기는 발전소를 가동하기 위한 핵심 부품으로 알려졌다.

해당 설비는 중소규모 병원 전력을 가동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전했다.

EU는 아울러 다수 국가내 관련 기업에 전력망 가동에 필수적인 고압 전기설비 지원 요청을 했으며, 신속히 우크라이나에 인도될 수 있도록 파트너들과 협력 중이라고 전했다.

◆ 우크라이나 “이란 자폭드론 교관들 살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에 ‘자폭 드론’ 사용법을 가르치던 이란인 교관들을 크림반도에서 살해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우리 영토에서 러시아를 지원하는 이란군을 추가로 살해하겠다”고 경고했다.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는 24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테러리스트에 협력하고 우리나라를 파괴하는 행위에 참여하는 자들은 죽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우리 영토에 와 있었다. 가선 안 될 곳에는 가면 안 된다”며 “(전쟁에) 더 관여하는 이란인은 추가로 표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란인 교관을 몇 명 살해했는지 밝히진 않았지만 이스라엘 언론 더예루살렘포스트는 지난달 21일 이란인 드론 교관 10명이 살해됐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지난달부터 이란제 자폭 드론 ‘샤헤드 136’을 우크라이나에서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기간시설에 큰 피해를 주고, 민간인도 사살하고 있다.

서방과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에서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IRGC) 소속 교관들이 러시아군에 드론 사용법을 교육한다는 첩보를 수집했다. 

◆ 러시아-우크라이나, 포로 50명씩 맞교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양측 포로 교환 협상에 따라 각 50명씩의 포로를 석방했다고 CNN, 러시아 타스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포로 교환 협상의 결과로 우크라이나에 잡혀 있던 50명의 러시아 군인이 귀환했다"고 밝혔다.

귀환한 군인들은 모스크바로 이송돼 필요한 의학적 치료와 함께 심리적 지원도 제공받을 예정이라고 국방부는 덧붙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정례 연설에서 "포로로 잡혔던 50명의 우크라이나 전사들이 석방됐다"며 "장교 2명과 일반병사 및 부사관 48명이 귀환했다"고 말했다.

이 중 15명은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에서 붙잡혔고, 7명은 뱀섬(즈미니이섬)에서 러시아군에 의해 생포됐던 군인이었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덧붙였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이틀 동안 86명의 우크라이나군이 귀환했다"면서 "이로써 지난 2월 개전 이후 총 1269명의 포로가 석방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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