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코써치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임원 현황 조사'
“형식적으로 1∼2명 정도만 유지하는 실정”

국내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이 올해 처음으로 400명대에 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단일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의 올해 여성 임원이 65명으로 최다였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대표이사 김혜양)가 ‘2022년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임원 현황 조사’ 결과 이처럼 나왔다고 23일 밝혔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는 2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임원 현황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뉴시스·여성신문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는 2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임원 현황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뉴시스·여성신문

조사 결과 올해 파악된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은 403명으로 집계됐다. 작년 322명보다 여성 임원이 1년 새 81명(25.2%) 증가했다. 유니코써치 측은 2025년 EGS공시 의무화로 대기업들이 다양성(Diversity)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 등에서 여성 임원을 다수 발탁한 것도 일부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100대 기업 내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율도 2019년 3.5%→2020년 4.1%→2021년 4.8%였는데, 올해는 7175명이나 되는 전체 임원 중 5.6%로 나타났다. 작년 대비 올해 여성 임원 비중이 0.7%포인트 증가하며, 5%대에 첫 진입했다. 100대 기업 여성 임원이 많아지고 있지만, 국내 대기업 내에 유리천장은 여전히 견고한 상황이다.

100대 기업 여성 임원 숫자는 지난 2004년 당시만 해도 13명에 불과했다. 지금과 같은 여성 임원 증가 속도라면 향후 2~3년 후인 2024년~2025년 사이에 여성 임원 500명대 시대를 맞이할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파악된 100대 기업 여성 임원을 산업군별로 살펴보면 IT 업종에서만 163명으로 40.4%나 차지해 주목을 받았다. 아모레퍼시픽과 LG화학 등 석유·화학 업종에서는 17.1% 수준으로 여성 임원이 다수 활약 중이다. 이어 금융(11.9%), 유통·무역(10.2%), 식품(8.4%), 자동차(5.5%) 순으로 여성 임원 비중이 5% 이상 됐다. 반면 기계·조선·에너지·철강 업종 등은 여성 임원 비중이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IT와 석유화학 업종 등과 달리 중후장대 산업 분야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여성이 임원 자리에 오르는 것이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뉴시스·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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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00대 기업 중 여성 임원을 최다 보유한 기업은 ‘삼성전자’로 확인됐다. 65명의 여성 임원이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CJ제일제당은 28명으로 여성 임원이 많은 넘버2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네이버는 23명으로 여성 임원을 다수 배출한 TOP 3 기업군에 이름을 올렸다.

여성 임원이 10명 이상 되는 기업 중에서는 CJ제일제당은 올해 전체 임원 114명 중 여성 비율이 24.6%로 가장 높았다. 이어 아모레퍼시픽(23%), 네이버(16.9%), 롯데쇼핑(15.2%), 삼성SDS(13.3%), KT(10.4%) 역시 여성 임원 비중이 10%를 상회했다.

이번에 조사된 100대 기업 여성 임원 중 이사회 멤버로 대표이사 타이틀까지 갖고 있는 여성 임원은 호텔신라 이부진(1970년생) 사장과 네이버 최수연(1981년) 대표이사 두 명뿐이었다. 회장급 여성 경영자 중에서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유일했고, 부회장급은 CJ그룹 이미경 부회장과 대상 박현주·임세령 부회장이 활약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이번 조사와 관련해 유니코써치 김혜양 대표는 “올해 국내 100대기업 내 여성 임원이 있는 70곳 내외 중 30여 곳은 대외적인 기업 이미지 제고와 상징성을 위해 형식적으로 1~2명 정도만 겨우 여성 임원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장기적으로 우리나라는 인구 감소라는 위기를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단순히 여성 임원이 있느냐 없느냐에 초점을 두기 보다는 기업 성장의 중요한 인적 자원으로 인식해 중간관리자급 이상 여성 인재를 크게 늘리는 과감한 정책을 펼쳐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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