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여성기업가에게 힘을 싣다’ 포럼 22일 개최
고혜미 10koco 대표 “2030 여성, 커리어 포기 말라”
김소연 세이브어스랩 대표 “발로 뛰며 사업 확장해라”
유지은 딱따구리 대표 “비유 맞추지 말고 ‘나의 길’ 가라”

22일 경기도 수원시 이비스 앰버서더 수원에서 아시아재단이 '경기도 여성기업가에세 힘을 싣다' 토론회를 개최했다. ⓒ홍수형 기자
22일 경기도 수원시 이비스 앰버서더 수원에서 아시아재단이 '경기도 여성기업가에세 힘을 싣다' 토론회를 개최했다. ⓒ홍수형 기자

현직 여성기업가들은 예비 여성기업가들에게 자신의 커리어를 소중하게 여기고 끊임없이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남성 중심의 기업 문화 속에서 자신을 굽히지 말라며 여성 연대를 강조했다.

아시아재단·경기도일자리재단·자기주도적여성기업가협회는 22일 경기도 이비스 앰배서더 수원 호텔에서 ‘경기도 여성기업가에게 힘을 싣다’ 포럼을 열었다.

첫 번째 세션에선 고혜미 10koco 대표·김소연 세이브어스랩 대표·유지은 딱따구리 대표가 참석해 여성기업가들의 애로사항을 나눴다.

‘10koco’ 고혜미 대표 “남편을 육아휴직 시켜서라도 당신의 커리어를 이어가라”

22일 경기도 수원시 이비스 앰버서더 수원에서 아시아재단이 개최한 '경기도 여성기업가에세 힘을 싣다' 토론회에서 고혜미 10koco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22일 경기도 수원시 이비스 앰버서더 수원에서 아시아재단이 개최한 '경기도 여성기업가에세 힘을 싣다' 토론회에서 고혜미 10koco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고혜미 대표의 ‘10koco’(텐코코)는 화장품 상품 기획, 패키지 디자인, 제작까지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는 화장품 브랜딩 회사다.

고 대표는 창업 계기로 “대단한 목적이 있어서 이 자리에 나온 것이 아니라 공감을 주기 위해 나왔다”며 “저는 아이를 낳고 출산과 육아 때문에 경력이 단절이 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취업할 때마다 ‘나이는 30대 중반인데 경력이 부족하다’는 말을 면접에서 계속 들었다”며 “차근차근 준비해서 창업했다기보다 내가 내 회사를 차려서 이 돈을 다 가져가고 싶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욕심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고 대표는 창업하면서 ‘내 보스(Boss)가 없다’는 점이 가장 어려웠다고 꼽았다. 그는 “누군가가 저를 쪼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채찍질해야 한다“며 ”기한에 맞춰 내 목표에 맞게 완료하는 것이 대단한 일이라고 느꼈다“고 얘기했다.

그는 2030대 여성들에게 본인의 커리어를 우습게 여기지 말고 내 남편이 영원히 나를 위해 돈을 벌어다 준다는 생각으로 커리어를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고 대표는 “세상에 영원히 변치 않는 재물이나 사람은 없다“며 ”차라리 남편을 육아휴직 시켜서라도 커리어를 이어가라“고 당부했다.

‘딱따구리’ 유지은 대표 “남성 중심 문화서 자신을 굽히지 말라…여성 연대 중요”

22일 경기도 수원시 이비스 앰버서더 수원에서 아시아재단이 개최한 '경기도 여성기업가에세 힘을 싣다' 토론회에서 유지은 딱따구리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22일 경기도 수원시 이비스 앰버서더 수원에서 아시아재단이 개최한 '경기도 여성기업가에세 힘을 싣다' 토론회에서 유지은 딱따구리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유지은 대표의 ‘딱따구리’는 어린이와 양육자를 위해 안전한 콘텐츠를 만들고 큐레이션 하는 플랫폼 기업이다.

유 대표는 자신을 ‘연쇄 창업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별생각 없이 창업한 것이 26살이었고 당시 생각보다 회사가 잘 됐지만 지방이었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여성 인권에 관심이 많아서 여성 인권에 도움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여성 생활용품도 수입해 판매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 더 젠더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서 고민하다가 만든 것이 딱따구리라는 회사”라며 “창업 시기가 2019년이었는데 당시 젠더 관련 이슈가 국내에서 크게 있었고 그때 제가 주목했던 것은 젠더 이슈가 성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10대 청소년 역시 교실 안에서 동일한 문제를 겪고 있는 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어린아이들이 접하는 콘텐츠를 성인이 만들다 보니까 고정관념과 혐오를 아이들에게 그대로 반영됐다”며 “이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얘기했다.

그는 심사하는 사람이 대부분 미혼 남성이라 여성 기업가에게 불리한 점도 있다고 짚었다. 유 대표는 “여전히 많은 심사위원이 ‘본인은 아이가 없는데 육아 사업을 하느냐.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도 들어봤다“며 ”우리가 쓰는 인터넷전문은행 앱 ‘토스’의 대표는 치과의사이고, ‘배달의민족’ 대표는 디자이너, 젤 네일 스티커 브랜드 ‘오호라’의 대표는 남성“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들은 이중적 잣대를 받는다“며 “실제로 ‘소풍’이라는 창업 투자 회사는 ‘젠더 관점으로 투자하기’라는 것을 만들어 심사위원을 가르치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이 산업군에선 젠더 이해도가 굉장히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유 대표는 남성 중심적인 문화 속에서 자신을 굽히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는 “그들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자신을 바꾸지 말라”며 “‘나의 길을 가겠다’는 것을 보여줬을 때 오히려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얘기했다. 또 “목표를 남성보다 낮게 잡는 경향이 있는데 ‘1천억짜리 회사가 되겠다’는 마인드로 크게 잡아야 한다”며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습관을 들여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성 연대의 중요성을 많이 느낀다”며 “‘내 옆의 여성이 잘돼야 나도 잘된다’고 생각했더니 많은 혜택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세이브어스랩’ 김소연 대표 “직접 만나서 대화하며 사업을 확장시켜라”

22일 경기도 수원시 이비스 앰버서더 수원에서 아시아재단이 개최한 '경기도 여성기업가에세 힘을 싣다' 토론회에서 김소연 세이브어스랩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22일 경기도 수원시 이비스 앰버서더 수원에서 아시아재단이 개최한 '경기도 여성기업가에세 힘을 싣다' 토론회에서 김소연 세이브어스랩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김소연 대표의 ‘세이브어스랩’은 다회용으로 빨아 쓸 수 있는 폴텍 마스크와 실내 공기 질 개선을 위한 폴텍 청정 스크린을 공급하고 있다.

디자인 전공을 한 김 대표는 새로운 일을 하고 싶어 창업에 뛰어들었다. 김 대표는 “처음부터 이미 세팅된 회사가 아니라 내 손으로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것도 즐겁지 않을까 하고 시작한 것이 창업이었다”며 “2018년에 개인 사업자를 내고 2020년 법인 전환해 이젠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받아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원 사업 자체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김 대표는 “실제로 물건을 만들어본 제조에 기반한 심사위원이 없었다. 그래서 설득시키는 데 오래 걸렸다“며 “롱텀 플랜을 제시해주는 곳도 없었다“고 얘기했다. 또 ”이 부분을 극복하려고 스스로 스타트업 코칭과 컨설팅을 배웠다“며 “기업가 정신이 지원 사업에 연결됐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김 대표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 많은 사람을 만나라고 권유했다. 그는 “직접 만나서 대화하는 것이 사업을 확장하는 길“이라며 ”저는 시니어에 창업했기 때문에 누군가를 만나고 제게 연락이 오는 것이 사실 기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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