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정의당 대표 “참담하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법적 책임 져야”

(왼쪽부터) 이정미 정의당 대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왼쪽부터) 이정미 정의당 대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뉴시스·여성신문

한 신생 인터넷 매체가 유족 동의 없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하자 국민의힘과 정의당은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14일 시민언론 민들레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155명 공개합니다’란 게시물에 다수 인명을 적어 올리면서 “14일 현재 집계된 사망자는 총 158명이지만 명단은 그 이전에 작성돼 155명이 기록됐다”고 말했다.

매체는 “유가족협의체가 구성되지 않아 이름만 공개하는 것이라도 유족들께 동의를 구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깊이 양해를 구한다”고 밝혔다.

또 “희생자들의 영정과 사연, 기타 심경을 전하고 싶은 유족께서는 이메일로 연락을 주시면 최대한 반영토록 하겠다”고 썼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참담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한 인터넷 언론을 통해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 명단이 공개됐다. 해당 언론은 이에 대해 유가족 동의를 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참담하다. 누차 밝혔듯이 정의당은 유가족 동의 없는 명단 공개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 “희생자 명단 공개는 정치권이나 언론이 먼저 나설 것이 아니라 유가족이 결정할 문제라고 몇 차례 말한 바 있다”며 “과연 공공을 위한 저널리즘 본연의 책임은 어디까진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번 명단 공개로 또 다른 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유가족 상처가 더 깊어지지 않도록 많은 언론과 국민들이 함께 도와주시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광주 민주화 유공자 명단도 공개 안하고 있다”며 “유족 대부분이 공개를 원치 않는 것을 누가 함부로 공개했는지, 여러 가지 법률적인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어떻게든 유족을 자꾸 모아서 무언가 정치적 도모를 하려는 사람들이 자꾸 저런 일을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시각을 갖고 있다”며 “이에 따른 법적 책임이 있다면 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유족 동의 없는 희생자 명단 공개는 분명한 2차 가해”라며 “2차 가해도 언론의 자유라고 보장해줘야 하는가. 이건 자유의 영역이 아닌 폭력이고 유족의 권리마저 빼앗은 무도한 행태”라고 꼬집었다.

박 수석대변인은 “유족 동의 없는 희생자 명단 공개라는 용납할 수 없는 행태를 설계했던 것은 민주당”이라며 “지금은 온라인 매체 뒤에 숨어 방조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당도 공범”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족의 최소한의 권리마저 빼앗은 온라인 매체와 민주당은 즉각 유족께 사과하고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는 지키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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