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AP/뉴시스] 19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시내에서 복장 규정 위반으로 구금됐던 여성이 숨진 것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경찰을 피해 달아나고 있다. 지난 13일 테헤란에서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20대 여성이 16일 경찰 조사 중 숨지자 이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항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테헤란=AP/뉴시스] 19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 시내에서 복장 규정 위반으로 구금됐던 여성이 숨진 것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경찰을 피해 달아나고 있다. 

이란 법원이 정부 청사에 불을 지른 혐의로 기소된 반정부 시위자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이란 사법당국이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 관련자에게 사형을 선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란 인터내셔널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각) 이란 혁명재판소는 한 반정부 시위 참가자에게 정부 청사 방화와 공공질서 저해, 국가안보 위반 공모죄로 사형을 선고했다. 이란 사법부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미잔 온라인은 ‘신의 적이자 세상의 타락’이라는 점도 이 시위자의 죄목이라고 전했다.

수도 테헤란에 있는 다른 법원에서는 국가 안보에 반하는 범죄를 공모하고 공공질서를 어지럽힌 죄로 5명에게 5년에서 10년의 징역형을 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당국이 테헤란에서만 1000명 이상의 사람들을 기소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이란 남부 호르모간 지방의 한 판사는 시위자 164명이 선전·선동 살인 등 다양한 범죄로 기소될 것이라고 WSJ에 말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휴먼라이츠(IHR) 책임자 메흐무드 아미리 모가담은 현재 최소 20명이 사형선고를 받을 위기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모가담은 “사형이 빠르게 집행될 것이 우려된다”면서 “국제사회가 나서서 시위대에 대한 사형 집행은 용납될 수 없다는 강력한 경고를 보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IHR에 따르면 12일 기준 이란 군경의 시위 진압 과정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미성년자 43명과 여성 25명을 포함해 최소 326명이다.

이달 초 이란 국회의원 290명 중 272명은 칼날과 총기로 생명과 재산에 피해를 준 이들에게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원칙에 따라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란 반정부 시위는 20대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지난 9월 히잡으로 머리카락을 제대로 가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된 후 3일 만에 숨지면서 촉발됐다. 현재 시위는 이란에서는 아미니의 죽음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약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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