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 곡물수출 합의안에 복귀
美 "北, 러시아에 포탄 공급...적절한 조치 모색"

[플레세츠크=AP/뉴시스] 20일(현지시간) 러시아 북서부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RS-28 사르마트가 시험 발사되고 있다.
[플레세츠크=AP/뉴시스] 20일(현지시각) 러시아 북서부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RS-28 사르마트가 시험 발사되고 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전술핵 무기 사용 시점과 방법을 놓고 회의를 펼쳤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미국 당국은 러시아군 수뇌부의 논의를 지난달 중순쯤 포착했다. 미 백악관에도 이같은 내용이 공유됐다. 이 회의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군 수뇌부가 핵무기 사용을 논했다는 사실만으로 미국 정부에 경고음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전황이 불리한 걸 넘어 러시아군의 절박함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미 정부 관계자는 그러나 NYT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공격을 준비하기 위해 핵무기를 제자리에 배치하거나, 다른 전술적 조치를 취한다는 증거는 아직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존 커비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이와 관련해 “우리는 최선을 다해 계속 주시할 것”이라며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을 준비 중이라는 징후는 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미 정부는 러시아가 전술핵 무기 2000여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 러시아, 우크라이나 곡물수출 합의안에 복귀

[이스탄불=AP/뉴시스] 우크라이나 곡물을 실은 곡물 수출선 라조니호가 튀르키예 보스포루스 해협에 들어서고 있다.
[이스탄불=AP/뉴시스] 우크라이나 곡물을 실은 곡물 수출선 라조니호가 튀르키예 보스포루스 해협에 들어서고 있다.

러시아가 불참 선언 나흘 만인 2일 우크라이나 곡물의 흑해항 수출 합의안에 다시 참여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텔레그램으로 "지금 받은 보증 내용이 충분한 것으로 여겨지며 합의안 실행을 재개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보증은 우크라 정부가 이날 앞서 서면으로 한 것을 가리키며 다시 실행하기로 한 합의안은 7월22일 유엔과 튀르키예 중재 아래 우크라와 서명한 '우크라 곡물의 흑해항 수출' 건이다.

러시아는 10월29일(토) 오후에 합의안에 무기한 불참한다고 발표했다. 당일 이른 새벽 크름반도 세바스토폴항 내 흑해함대 함선들이 폭발되는 공격을 받았으며 이는 우크라가 영국 해군팀의 도움을 받아 드론 16대를 동원해 저지른 '테러' 행위라고 비난한 직후였다.

러시아가 흑해함대 공격을 합의안 불참으로 연결시킨 것은 "우크라가 곡물수출용으로 엄격히 제한된 흑해의 안전회랑을 이용해 함대를 공격했다"는 의심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결국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서면 보증서를 보냈다. 앞서 1일 오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 이고르 코나샤코프 소장은 "수출허용의 흑해항 및 흑해 내 좁은 안전항로를 이용해 러시아 함대를 공격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서면 보증을 우크라가 보내왔다고 말했다.

7월 22일 합의 이후 8월 1일부터 오데사, 유즈니 및 초르노모르스크 등 우크라 통제 3개항에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시작되어 현재 1000만 톤에 이르고 있다.

합의안의 1차 기한은 120일로 11월 19일이다. 

◆ 美 "北, 러시아에 포탄 공급...적절한 조치 모색"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를 상대로 북한이 비밀리에 실제 포탄 공급에 나섰다고 평가가 미국 정부에서 나왔다. 다만 포탄이 러시아에 도착했는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일(현지시각) 온라인 브리핑에서 "우리 정보는 북한이 상당한 수의 포탄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공급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라고 밝혔다.

CNN은 최근 기밀해제된 정보를 인용,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할 상당수 포탄을 비밀리에 공급하고 있다는 미국 정부 평가를 보도했다.

커비 조정관은 아울러 북한이 이런 무기 선적의 실제 목적지를 혼란스럽게 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아니라 중동이나 북아프리카로 보내는 것처럼 위장 중이라는 설명했다.

다만 무기가 러시아에 도착했는지는 불분명하다. 커버 조정관은 "대수롭지 않은 숫자의 포탄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라면서도 구체적인 포탄의 수 역시 제시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유엔에서 시작해 적절한 책임 조치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는 북한과 이란) 둘 중 어느 쪽에도 오늘 말할 만한 구체적인 책임 조치는 없다"라면서도 "계속 우리 선택지를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러시아 측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혹한 공격과 관련해 국내 생산을 넘어선 공급이 필요하다는 점을 말해 왔다"라며 이란의 무인기 제공을 함께 거론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우리는 러시아에 대한 이란의 무기 제공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대러 무기 제공에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와 함께 대북 대화와 관련,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를 논하기 위해 북한과 조건 없이 마주앉을 준비가 됐다"라며 "중국은 북한에 영향력을 보유했다. 절대적인 영향력은 아닐 수 있지만, 영향력이 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중국이 그들 영향력을 긍정적으로 사용하기를 바란다"라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중국이 그런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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