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엔 '뚱뚱할수록 가난하고, 마를수록 부유하다?'

미인의 기준은 시대 상황에 따라 함께 변화해왔다. 원시시대에는 농경과 사냥을 위해 많은 일손이 필요했기 때문에 다산을 상징하는 풍요로운 몸매가 미인의 기준이 되었다. 석기시대의 조각인 '빌렌도르프의 비너스'도 풍만한 가슴과 배, 엉덩이를 가진 여성을 표현해 물질적 풍요와 다산을 기원했다.

그리스 시대에는 건강한 인체미를 중시했기 때문에 자연형의 탄력 있는 몸매와 사과모양의 가슴, 화장기 없는 창백한 얼굴이 미인으로 인기를 끌었다. 또 식민지로부터 넉넉하게 자원을 얻을 수 있었던 로마시대에는 여성이 치장을 하는 것에 관심이 높아졌다. 즉 화려한 화장에 일자 눈썹, 하얀 치아에 날씬하고 털 없는 몸을 가진 여성이 미인이었다.

성에 관한 욕구가 극도로 절제된 중세시대에는 순결함과 성녀의 이미지를 가진 여성이 미인으로 추앙됐다. 작은 가슴과 엉덩이, 흰 살결, 넓은 이마를 가져야 미인이었던 것이다. 인간 자체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르네상스 시대에는 성숙한 아름다움이 미의 중요한 기준으로 꼽혔다. 그래서 가슴은 원뿔모양으로 솟고, 턱은 통통하며, 허벅지는 풍만해야 미인으로 보았다.

우리나라 역사 속의 미인도 이와 유사하게 변천해왔다. 고대에는 여성에게 다산, 생식력이 강조되어 동그랗고 훤한 얼굴에 통통한 여성이 미인으로 꼽혔다. 고려로 넘어오면서부터는 후궁이나 궁녀처럼 마르고 아담해서 품위 있어 보이는 여성이 아름답다고 평가되었다. 그러나 조선시대부터는 기생들이 중심이 되어 요염하고 관능적인 이미지를 가진 여성이 미인이었다.

현대에 와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날씬하고 긴 다리, 풍만한 가슴, 잘록한 허리, 시원하고 큰 눈매, 갸름한 얼굴이 미인의 기준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피부와 몸매에 신경 쓰지 않는 것은 곧 게으르거나 소득이 낮은 것으로 간주되기 일쑤다. 즉, 가난할수록 뚱뚱하고, 부유할수록 날씬하다는 빈부관계와 몸매 방정식까지도 등장한 것이다.

정주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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