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시위대를 대거 수용하고 있는 에빈교도소가 불타고 있다 ⓒ1500tasvir 트위터
반정부 시위대를 대거 수용하고 있는 에빈교도소가 불타고 있다 ⓒ1500tasvir 트위터

이란 ‘히잡 의문사’ 반정부 시위 참가자들이 대거 수용된 교도소에서 15일(현지시각) 화재가 발생해 6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BBC와 CNN 등에 따르면 이란 국영 IRNA통신은 이날 테헤란 북부에 있는 에빈교도소에서 난 화재로 4명이 숨지고 61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사법부는 사망자 4명이 모두 절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인물이며, 부상자 중 4명은 위중한 상태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망자들은 대부분 연기를 흡입해 숨졌다.

현지 관영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30분쯤 에빈교도소에서 화염이 치솟았다. 지하에 위치한 에빈교도소에서 지상과 연결되는 출입구, 환기 시설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다수의 폭발음과 경보음도 들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화염이 솟구치는 장면을 담은 영상들이 올라왔다.

IRNA통신은 이날 수감자들 사이에서 다툼이 벌어졌고, 일부 죄수가 의류 창고에 불을 질렀다고 전했다.

반관영 파르스통신은 혼란을 틈타 일부 수감자들이 건물 밖으로 탈출했고, 도주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지뢰를 밟아 폭발음이 들린 것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에빈교도소는 정치범이나 반정부 인사를 가둬 온 곳으로 반인권적 처우로 악명이 높다. 정치범 외에도 언론인, 이중 국적자를 포함한 외국인 수감자도 많다. 이곳에는 ‘히잡 의문사’ 반정부 시위 중 체포된 시위대 수백명이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사법부는 이번 화재가 ‘히잡 의문사’가 촉발한 반정부 시위와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화재는 완전히 진압됐으며 에빈교도소 내 상황은 완전히 통제되고 있다고 사법부는 덧붙였다.

모센 만수리 테헤란 주지사는 IRNA와의 인터뷰에서 화재는 진압됐으며 "평화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 같은 당국의 입장에 의문을 표하며 수감자들의 신변이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반정부 감시단체 ‘1500타스비르’(1500tasvir)는 트위터에 “우리는 대학살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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