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긴급특별총회...'우크라이나 지역 합병 규탄' 결의안 논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으로 차량들이 파괴됐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으로 차량들이 파괴됐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름대교 폭발을 우크라이나의 테러로 규정하고 보복을 선언한 다음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곳곳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10일(현지시각) BBC와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228일째인 이날 러시아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서부 르비우와 중부 드니프로, 동남부 자포리자, 북부 수미, 동북부 하르키우 등을 공격했다.

우크라이나 관리는 이번 공격으로 14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12개 도시에서 민간인 사상자가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공격은 크림대교 폭발에 대한 보복임을 분명히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방송연설에서 "우크라이나는 협박에 굴하지 않을 것이며 더욱 단결할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키이우를 공격한 것은 지난 6월26일 이후 처음이다. 

에너지 시설 타격으로 곳곳에 정전이 잇따랐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번 러시아의 공습에 이란산 무인공격기가 동원됐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자국 안전보장이사회회의에서 “오늘 아침 국방부의 조언과 참모장의 계획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에너지·통신 시설 및 군사지휘 시설 등을 고정밀 장거리 무기를 사용해 타격했다”면서 “크림대교 폭발은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배후인 테러 행위이며 우리 영토에서 이런 일이 계속되면 러시아의 대응은 가혹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긴급특별총회...'우크라이나 지역 합병 규탄' 결의안 논의

유엔은 10일(현지시각) 뉴욕 유엔본부에서 긴급특별총회를 열고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러시아의 불법적 병합 과정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논의했다.

이번 결의안에는 러시아가 돈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우크라이나의 4개 지역에서 실시한 주민투표를 국제법상 효력이 없는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병합 선언도 인정하지 않는 내용이 담겼다. 또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병력의 즉각 철군을 요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달 30일 비슷한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논의했지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해 채택되지 못했다. 

유엔 총회에서는 193개 유엔 회원국이 1국 1표를 가지며, 어떤 나라도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 러시아를 규탄하는 이번 결의안에 대한 표결은 오는 12일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바실리 네벤쟈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결의안에 대한 비밀투표와 회원국들의 논의과정을 생략한 즉각적인 표결을 요구했지만 거부됐다. 러시아 측이 이 같은 절차를 요구한 것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회원국들의 비판이 유엔 총회에서 쏟아지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등 주요 거점에 대한 러시아의 무차별적인 미사일 공습이 이뤄진 당일 소집된 이번 총회에선 러시아에 대한 규탄이 이어졌다. 세르히 키슬리차 주유엔 우크라이나 대사는 “러시아가 테러국가라는 사실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며 국제사회의 행동을 촉구했다.

반면 네벤쟈 러시아 대사는 이날 총회가 반(反)러시아 여론을 확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소집됐다고 반발했다. 그는 지난 8일 크림대교 폭파사건을 언급하면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잔인한 테러집단”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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