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 권고나 시정 조치 단 한 차례도 없어
허 의원 “올림픽 중계 시간 편중 문제 개선 위해 협의할 것”

보치아 국가대표 최예진, 정호원, 김한수와 파트너들이 2021년 9월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패럴림픽 보치아 페어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보치아 국가대표 최예진, 정호원, 김한수와 파트너들이 2021년 9월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패럴림픽 보치아 페어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공영방송인 KBS와 MBC 등 지상파 방송 3사의 최근 10년간 패럴림픽 중계 시간이 올림픽 중계 시간의 7%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 런던올림픽부터 2022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KBS의 올림픽 중계 시간은 총 1,821시간에 달하는 반면 패럴림픽 중계 시간은 올림픽 중계 시간의 6.8%인 124시간에 그쳤다.

MBC의 올림픽 중계 시간은 총 1,233시간, 패럴림픽 중계 시간은 올림픽 중계 시간 대비 5.8%에 불과한 71.7시간이었다. SBS의 올림픽 중계 시간은 총 1,178시간, 패럴림픽 중계 시간은 올림픽 중계 시간의 약 5.1%인 60.1시간으로 집계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 올림픽 경기 기간은 평균 17일, 패럴림픽은 11일이었다. 우리나라 참가 선수 규모의 경우 올림픽은 평균 161명, 패럴림픽은 58명이었다.

패럴림픽이 올림픽 경기 기간의 64.7%, 참여 선수 규모는 36%지만 지상파 3사의 경기 중계 시간이 채 7%를 넘지 못하는 실정이다.

허 의원실은 “이런데도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10년 동안 단 한 번도 패럴림픽 중계와 관련해 지상파 방송 3사에 권고나 시정 조치를 한 내역이 없다”고 지적했다.

방송법 제76조 2항을 보면 방통위가 국민적 관심이 매우 큰 체육경기대회, 그 밖의 주요 행사(이하 국민관심행사 등)를 고시하게 돼 있다. 방송법 제76조의3은 방통위가 고시한 국민관심행사 등을 정당한 사유 없이 보편적 방송수단을 통해 실시간으로 방송하지 않는 것을 금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에 따르면 장애인 체육회를 비롯한 장애인 단체에서 방송법 제76조 2항에 따른 고시에 ‘패럴림픽’을 추가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위원회 차원에서 구체적인 논의는 진척되지 않았다.

허 의원은 “공공의 복지를 위해 만들어진 공영방송사인 KBS와 MBC 등 지상파 방송사들이 방송의 공적 역할을 외면하고 있다”며 “방통위법에 따라 방송통신사업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될 수 있도록 필요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의무가 있는 방통위가 방송사의 편성에 직접 간섭할 수 없다는 이유로 부적절한 관행을 눈감아 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림픽과 패럴림픽 중계 시간에 차등을 두는 것은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의 땀과 눈물을 차별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패럴림픽 대비 올림픽 중계 시간 편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통위, 지상파 방송사들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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