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주최 행사에서 48초 환담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뉴욕 유엔 총회장 인근 한 콘퍼런스 빌딩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 약식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뉴욕 유엔 총회장 인근 한 컨퍼런스 빌딩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 약식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30분 간 비공개 약식 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은 이날 오후 12시 23분부터 30분 간 유엔총회장 인근 한 컨퍼런스 빌딩에서 진행됐다.

회담 뒤 대통령실은 "양 정상은 현안을 해결해 양국관계를 개선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를 위해 외교 당국 간 대화를 가속화할 것을 외교 당국에 지시하는 동시에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이재명 부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최대 현안인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를 논의했으나 적지 않은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양국 정상은 북한 문제에 대해 "핵무력 법제화, 7차 핵실험 가능성 등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법치 등 상호 공유하고 있는 보편적인 가치를 지켜나가기 위해 양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연대해 나가자는 데 공감하고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회담 직전까지 개최 여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인 양국은 회담 후에도 형식과 결과를 놓고 이견을 드러냈다.

'약식 정상회담'이라는 대통령실 발표와 달리 일본은 '간담' 이라고 밝혔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이날 회담을 회담이 아닌 비공식 '간담'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강제징용 문제에 진전이 없어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시히신문은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구축해온 우호협력 관계 기반을 바탕으로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외무성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두 나라 정상이 2년 9개월 만에 마주한 정상회담이자 윤 대통령 취임 후 이뤄진 첫 한일 정상회담이지만, 경색된 한일 관계를 반전시킬 전환점이 될지는 미지수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짧은 환담

윤석열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는 짧은 환담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뉴욕 시내에서 열린 '글로벌 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에 초대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한 행사로 애초 예정에 없던 참석이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회의 전 취재진에게 "윤 대통령은 참석 대상자가 아니었는데, 이 회의에 초청됐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행사 종료 후 두 번째로 호명돼 무대 위에서 단체 사진을 촬영했으며, 각국 정상들이 자유롭게 대화하는 도중 바이든 대통령과 마주쳤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주변에 서 있다가 손을 맞잡고 48초가량 대화를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의 어깨를 잡으며 친근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두 정상 간의 대화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당초 기대됐던 규모와 형식의 한미 정상회담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내 정치 일정 등을 이유로 뉴욕 체류 기간을 단축했다.

이날 행사에는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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