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영 작가 개인전 ‘오늘 본 것’
주요 작품·신작 등 33점 공개
11월 13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정서영 조각가 개인전 ‘오늘 본 것’이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개막했다.  ⓒ사진 김도균/2022, 서울시립미술관
정서영 조각가 개인전 ‘오늘 본 것’이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개막했다. ⓒ사진 김도균/2022, 서울시립미술관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 형태가 없는 것들을 포착하며 조각의 영역을 확장해온 정서영 작가의 개인전 ‘오늘 본 것’이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개막했다. 작가가 1993년부터 제작, 발표한 주요 작품들과 신작 9점까지 조각, 드로잉, 영상 등 총 33점을 선보인다.

1990년대 미술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정서영 작가는 ‘조각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인식론적인 질문을 던진다. 작가에 따르면 조각이란 이미 존재하는 무언가를 단순히 본뜨는 것이 아니다. 생각, 감정, 상황 등의 다양한 요소가 관계를 맺고, 모습을 드러내는 찰나가 바로 ‘조각적 순간’이다.

정서영, 파도(유령, 파도, 불 중 일부), 1998-2022, 제스모나이트, c. 50 x 70 x 40 cm, 유토 원본을 제스모나이트로 캐스팅.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정서영, 파도(유령, 파도, 불 중 일부), 1998-2022, 제스모나이트, c. 50 x 70 x 40 cm, 유토 원본을 제스모나이트로 캐스팅.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1998년 작 ‘유령, 파도, 불’ 중 일부인 ‘파도’가 그런 작품이다. 끝없이 움직이는, 비물질적인 파도를 포착해 물질의 모습으로 형상화했다. 이번 전시를 위해 원래 유토로 만들어진 조각을 제스모나이트로 캐스팅한 버전으로 재제작했다.

신작 ‘말 그대로’(2022)는 전시장 바닥을 활용한 ‘소금물 드로잉’이다. 소금을 목공풀로 바닥에 붙여서 ‘빈 공간’을 강조한 작품이다. “일상적 재료가 등장하는 조건을 짐짓 조정하는 것만으로 빈 공간을 움직임의 영역으로 이끌어내고자 했다”고 한다. 신작 ‘뇌 속의 뼈’는 직선 형태의 청동이 뻗어나가면서 뼈처럼 보인다.

정서영, ‘말 그대로’(2022) ⓒ사진 김도균/2022, 서울시립미술관
정서영, ‘말 그대로’(2022) ⓒ사진 김도균/2022, 서울시립미술관
정서영 조각가 개인전 ‘오늘 본 것’이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개막했다. ⓒ사진 김도균/2022, 서울시립미술관
정서영 조각가 개인전 ‘오늘 본 것’이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개막했다. ⓒ사진 김도균/2022, 서울시립미술관

그의 작품은 전통적인 조각과는 다르다. 난해하면서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품이 많다. 정서영 작가는 매일 색상, 질감, 동세 등에서 무엇이라고 규정할 수 없는 인상적인 상태를 적어 둔다고 한다. 우리가 본 것들이 세계를 인식하는 물리적 경로이며 세상과 관계 맺는 장이라고 말한다. 전시 제목 ‘오늘 본 것’도 이러한 작가의 습관에서 따왔다.

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최근 들어 미술계에서 조각에 관한 다양한 관심과 해석이 생겨나고 있는 상황에서, 여성 조각가 정서영의 이번 개인전은 큰 울림을 가질 것이다. 작가는 전통조각의 전형적 문법을 해체하며 동시대 조각 개념을 지속적으로 확장해왔으며, 특히 이번 전시는 그의 함축적이고 조형적인 매력을 가진 작품을 초기작부터 신작까지 일별할 수 있는 최초의 기회”라고 말했다. 더 자세한 정보는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sema.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11월 1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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