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민생대책위 "황당한 언행, 피해자 고통 무시" 고발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피해자 죽음 모독... 사퇴해야"

16일 서울시의회 임시회에서 발언하는 이상훈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 사진=서울시의회 유튜브 중계화면 캡처
16일 서울시의회 임시회에서 발언하는 이상훈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 사진=서울시의회 유튜브 중계화면 캡처

서울 중구 신당역에서 여성 역무원이 남성 스토킹 가해자에게 살해된 사건을 두고 “좋아하는데 안 받아주니 (가해자가) 폭력적 대응을 했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은 이상훈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회 의원이 경찰에 고발당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17일 이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황당하고 경솔한 언행으로 피해자의 고통은 무시하고, 유가족에게는 다시 한번 깊은 상처를 줬다”며 “이러한 사고를 지닌 시의원이 서울시민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겠느냐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전날 열린 서울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좋아하는데 안 받아주니 여러 가지 폭력적인 대응을 남자 직원이 한 것 같다”며 “(가해자가) 31살 청년이다. 서울 시민이고 서울교통공사에 들어가려면 나름대로 열심히 사회생활과 취업 준비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든 피해자든 부모 심정이 어떻겠나. 다음 주 아들이 군대에 입대하는데 아버지의 마음으로 미뤄봤을 때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억장이 무너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가해자를 두둔하고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17일 논평을 통해 “가해자의 폭력을 피해자의 책임으로 돌리는 망언을 서슴지 않은 이상훈 시의원은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단체는 이 의원에 발언에 대해 “여성을 비주체적인 성적 대상화하는 망언이며, 여성을 자기결정권의 주체로 보지 않는 여성비하 망언이고, 폭력행위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피해자책임론을 공공연하게 설파하는 여성혐오 망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이 의원을 영구 제명할 것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비판이 거세지자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저의 잘못된 발언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신당역 사건은 절대 발생해서는 안 될 사건이었다”라면서 “경솔한 발언으로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깊은 상처를 드린 점,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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