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시상식 열려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인상에 민규동 감독
역대 최초 남성 수상자
“연대와 각성을 게을리하지 말라는
죽비·‘등짝 스매싱’으로 받아들이겠다”

‘2022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인상’을 받은 민규동 영화감독이 7일 서울 마포구 상상마당 시네마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2022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인상’을 받은 민규동 영화감독이 7일 서울 마포구 상상마당 시네마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한국영화감독조합(DGK) 대표인 민규동 감독이 ‘2022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인상’을 수상했다.

올해로 15회를 맞은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은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 성평등한 사회 조성, 일상 속 성 역할 고정관념 개선 등 성평등 문화 조성에 기여한 문화인과 문화 콘텐츠를 발굴해 포상하기 위해 마련됐다. (사)여성·문화네트워크가 2008년 제정, 매년 시상해왔다. (주)여성신문사(사장 김효선)가 주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가 후원한다.

대상 격인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인상’은 대중에 양성평등문화콘텐츠 개발·제작에 참여해 양성평등 문화 확산에 기여한 인물에게 주는 상이다. 수상자는 문체부 장관 표창과 상금 500만원을 받는다. 민규동 감독은 남성 최초로 이 상을 받았다.

1999년 영화 ‘여고괴담2’로 데뷔한 민규동 감독은 섬세한 연출력으로 정평이 났다. ‘허스토리’(2018) 같은 작품을 통해 여성의 관점으로 역사를 표현해 호평받았다. 한국영화감독조합 대표를 맡아 성평등 관점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보인 한국 영화와 관련 영화인을 선정, 시상하는 ‘벡델데이’ 행사를 기획·개최하고 있다.

민규동 감독은 “처음에 수상 소식을 듣고 ‘왜 그러셨어요’라고 반문했다.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는 많이 들었는데 남성 최초는 처음이다. 저는 부족함이 많은 사람이다. 이론과 실천의 합일을 매일매일 해나가는 많은 활동가들 앞에서 굉장히 미묘한 존재”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만든 영화들을 쭉 보시면 ‘도대체 이 사람 정체가 뭐야’ 하실 것이다. 불균질한 것들로 가득해 보인다. 모순과 부조리를 어깨에 지고 매일매일 충돌하면서 균형을 잡으려 애쓴다. 그 영화들의 총체가 저임을 부정할 수 없다. 동시에 그중 어떤 영화도 저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다음 영화도 모순투성이일 것 같지만 오류를 고쳐나가면서 미미한 성장의 가능성을 바라본다”라고 말했다.

또 “제 영화적 성취를 칭찬하는 상이 아니라 한국영화감독조합 대표에게 주신 상 같다. 성평등 가치를 향한 재미있는 실험, 유의미한 시뮬레이션을 많이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민규동 감독은 “요즘은 불평등 해결을 포함해 생존을 고민한다. 조합 실태조사 결과 소속 감독의 70%는 연봉이 2000만원 미만, 30%는 아예 5년간 소득이 없다”며 “그럼에도 더 좋은 영화를 만들려는 감독들, 작가들을 지지한다. 이 상은 그들과 더 섬세하게 연대하고 매 순간 각성하기를 게을리하지 않게 하는, 정신이 확 드는 ‘죽비’, ‘등짝 스매싱’이라고 생각한다.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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