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결과에 대한 각계의 다양한 평가에 주력한 '여성정치세력화를 위하여' 시리즈를 17대 국회 39명 여성의원들을 집중 소개하는 '1739' 시리즈로 전환 기획해 매주 본지에 싣는다. 이와 함께 일반 정치 아젠다와 여성 아젠다, 호주제 폐지와 부부재산법 제정 관련 찬반 여부, 10년 이내 여성대통령 탄생 가능성 등 각 당선자의 정책 성향을 알아보는 공통 질의를 모든 의원들에게 공평히 묻고, 관련 답변을 공개해 여성정치 발전과 세력화의 주요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성장·분배 같이 가야 한국 경제 튼실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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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국회개원 첫날인 지난 5일, 국회의사당에서 만난 열린우리당 홍미영 의원은 '상생의 정치'에 어긋나는 국회의 파행에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홍 의원은 “기존 정치가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17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파행을 겪고 있어 국민들에게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는 7일 개원식을 앞두고 국회의장과 부의장 및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를 진행했으나 여야가 합의를 보지 못해 회의가 열리지 못하는 파행을 거듭하고 있었다.

홍미영 의원

'의원은 정장을 입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기라도 하듯, 하늘색 생활한복을 입고 온 홍 의원은 '권위적이지 않은 국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상임위 행자위를 신청한 홍 의원은 “지방자치를 바탕으로 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시켜야 한다”면서 “권위만을 내세우는 정치가 아니라 지방이라는 '실핏줄'을 통해 주민들에게 제도가 연결되도록 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홍 의원은 한국여성민우회 인천지역사업센터 대표, 인천지역주민회 회장 등을 지냈다. 1991년 인천 부평구 초대의원으로 정계에 입문, 인천시의회 의원을 두 차례 지냈고 민주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 노무현 대통령후보 비서실 정무2팀장 등을 맡았다. 그는 4·15 총선에서 지역구(인천 부평갑)에 출마했으나 자금조달 등 어려움에 부딪혀 비례대표를 신청, 순위 경선에서 높은 득표율을 얻어 17대 국회에 입성해 화제를 모았다.

홍 의원은 “정치개혁에는 의원들이 동의하는데, 분배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경제개혁'에는 아직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한 후 “경제회생을 위해서는 정치권이 말로만 경제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경제, 분배의 의무화 등을 신중하게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턱걸이 당선' 했지만 의정은 1등 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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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정책으로 인간의 최소한의 행복권을 찾아주고 싶습니다. 복지, 여성, 실업자 문제 등 약자를 위한 법제화에 기여하겠습니다.”

4·15 총선 당시 한나라당 비례대표 21번을 배정받아 엎치락뒤치락했던 개표 과정을 거쳐 16일 새벽에 극적으로 당선된 박순자 의원은 “어렵게 된 만큼 각오가 남다르다”고 말문을 열었다.

지난 8일 의원사무실에서 만난 박 의원은 “17대 국회는 민생을 챙기는 경제 살리기가 관건”이라며 “경제성장 없이 분배를 논하기보다 경제회생을 우선 순위에 두고 분배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박순자 의원

박 의원은 한나라당 안산시 단원지구당 위원장을 맡았고 당부대변인으로 활동, 중앙과 지방에서 폭넓은 활동을 했다. 서해안 갯벌보존환경시민대표, 민주평통자문회의 안산시협의회 회장을 역임했다. 경기도의원, 한나라당 경기도지부 부위원장, 환경위원회 부위원장을 거쳤다.

1992년 총선 이후 안산지역의 유일한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된 그는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로 나섰다가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당원들이 먼저 비례대표로 나설 것을 제안, 조직적으로 선택했다”면서 “비례대표로서 정책에 대한 전문성을 기르는 것은 물론, 내 기반이 지역인만큼 지역 현안에도 관심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산자위를 신청한 박 의원은 “문닫는 점포보다 문을 연 가게가 많아지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중소기업이 고용창출의 원동력이 되고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져 가계를 안정시킨다면 지자체에 근간을 둔 국가경제 활성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9명의 여성의원들이 여성 현안에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는데 정치적 사안에서는 의견 차이를 보인다”면서 “여성 현안에 대해서는 초당적인 연대를 하고 모든 정책에 성인지적인 관점이 포함되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부하는 의원'으로교육·여성위 찍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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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 의원을 지내고 민주노동당 부대표로 활동하다 17대 국회에 입성한 최순영 의원. 그는 “국회의원은 내 삶의 자체로 특별히 달라진 것 은 없다”고 담담히 말한다.

최 의원은 주위에서 '금배지 달면 변하더라'는 말을 한다며 “당선된 후 부천에서 함께 생협운동을 벌이던 아줌마들이 '잘됐다'는 축하 말을 전했는데 이 의미를 잘 새겨 한결같이 일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의원회관에서 만난 최 의원은 그의 말처럼 '공부하는 의원'으로 국회 예산 관련 공부에 한창이었다.

그는 “정치권에 어떤 여성들이 있어야 하는가를 고민할 때”라며 “여성이 많아지는 것이 아니라 정치에 '여성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순영 의원

최 의원은 한국노동자복지협의회 여성부장, 한국여성노동자회 운영위원, 부천여성노동자회 회장, 한국여성단체연합 '지방자치 특별위원회' 위원 등 NGO 활동을 거쳐 부천시 의원을 지내고 경기여성연대 공동대표, 부천지원 민사가사 조정위원, 부천 YMCA 부회장, 교육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교육위와 여성위를 신청한 그는 “아이를 낳고 키울 때까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면서 “출산율 저하와 여성의 일자리 창출은 맞물려 있는 것으로 국가의 문제로 보고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학 입시 때문에 사교육비를 투자해야 하는 교육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선 수능을 폐지하고 공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면서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국·공립학교를 통합, 서울대의 기능을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개원 후 국회의 모습에 대해 “국회가 아직도 기득권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정치권에 유권자들이 분노하고 선거를 통해 이를 심판하는, 적극적인 정치참여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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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신아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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