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간 운영되는 팝업스토어에서 나오는 폐기물
소품 재활용‧친환경 문화 확산 등으로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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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어스 인스타그램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됐던 대면 활동이 늘면서 기업들이 오프라인 마케팅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이 겨냥하는 타겟은 핵심 소비층인 MZ세대다. 기업들은 MZ세대가 ‘실제’가 느껴지는 오프라인 경험을 중요시한다는 점에 착안해 제품의 사용 경험을 판매하는 ‘경험마케팅’, ‘공간마케팅’을 내세우며 팝업스토어(반짝매장)를 내세우고 있다.

팝업스토어의 최근 트렌드는 단연 ‘친환경’이다. 하지만 ‘진짜’ 친환경 팝업스토어를 구성하기란 쉽지 않다. 잠깐 진행되는 팝업스토어를 구성하기 위해 세워지는 가벽, 소품 등이 곧 폐기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한 팝업스토어 기획 업체 관계자는 “팝업스토어의 구성방식, 기간,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폐기물이 트럭 단위로 나오는 건 사실이다”고 밝혔다. 건축, 인테리어 기업인 가보샵 김혜련 대표는 지난 5월 ‘2022 전시디자인트렌드 국제 포럼’에서 팝업스토어와 유사한 전시회 폐기물에 대해서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전시장 9m²당 폐기물이 270kg에 달한다고 말했다.

테마만 ‘친환경’인 팝업스토어는 이제 더 이상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힘들다. 따라서 기업들은 구성부터 철거까지 환경에 영향을 최소한으로 미치는 진짜 ‘친환경’ 팝업스토어를 구성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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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스포츠의 '해녀의 잠수' 팝업스토어 전시는 제주 탑동에 구성된 ‘솟솟리버스’ 매장에서 9월 21일까지 열린다. 코오롱스포츠는 매장 장소를 물색할 때부터 환경을 고려했다. ⓒ코오롱스포츠

기업은 가장 먼저 ‘인테리어 최소화’를 택하고 있다. 지난 7월 21일 오픈해 9월 21일까지 진행되는 코오롱스포츠의 '해녀의 잠수' 팝업스토어 전시는 제주 탑동에 구성된 ‘솟솟리버스’ 매장에서 열리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매장 장소를 물색할 때부터 환경을 고려했다. 코오롱스포츠는 제주도 탑동의 도시재생프로그램에 참여해 폐건물 중 하나를 솟솟리버스 매장으로 택했다. 코오롱 스포츠 관계자는 “업싸이클링 제품만 판매한다는 매장의 취지와 환경을 고려해 인테리어를 최소화했다. 누수 방지 정도만 시공했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매장에 자리 잡고 있는 테이블, 선반, 의자 역시 제주도에서 수거한 해양 폐기물을 재사용했다.

정우경 친환경 패션 플랫폼 ‘애프터어스’ 대표는 인테리어 최소화의 비법으로 소품대여와 재활용을 꼽았다. 그는 “소품 등은 최대한 대여를 한다. 현수막‧행거 등은 재활용한다”면서 “포스터나 현수막 등은 주로 일회용으로 생각하시지만, 날짜나 특정 테마를 쓰지 않으면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신세계푸드가 서울 강남구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 오픈한 '더 베러(The Better)' 팝업스토어에서는 비건‧친환경 클래스가 열린다. 사진은 ‘아마존의 눈물’, ‘남극의 눈물’, ‘기후의 반란’ 등을 제작한 환경 다큐멘터리 전문 김진만 PD가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신세계
신세계푸드가 서울 강남구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 오픈한 '더 베러(The Better)' 팝업스토어에서는 비건‧친환경 클래스가 열린다. 사진은 ‘아마존의 눈물’을 제작한 환경 다큐멘터리 전문 김진만 PD가 강연하는 모습. ⓒ신세계

단순히 제품을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친환경 문화를 전파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팝업스토어도 있다. 지난 15일 신세계푸드가 서울 강남구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 오픈한 ‘더 베러(The Better) 팝업스토어는 신세계 푸드의 대체육인 베러미트(Better Meat)를 비롯한 식물성 대체 식품을 활용한 메뉴를 제공한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해당 팝업스토어를 “단순히 대체육을 소개하는 공간이 아니라 대안육, 비건, 친환경 등과 관련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이를 위해 비건‧친환경 클래스도 운영한다. 지금까지 인류건강, 동물복지, 지구환경 등 주제로 타일러, 줄리안, 박준우 셰프, 김진만 PD가 강연을 진행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이 고객체험을 설계할 때 불확실성을 높이기 위해 단기적으로 운행되는 팝업스토어가 많이 생겼다. 하지만 이로 인해서 쓰레기 등 환경 이슈가 생겨났다. 앞으로 팝업스토어가 하나의 장르나 트랜드로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쓰레기 문제에 대한 기업들의 꾸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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