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차 WIN(윈) 문화포럼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강연
‘탄소중립과 대한민국의 미래’
윤 대통령 특사로 다보스 다녀와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총재,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부총리 만나

18일 서울 서초구 더리버사이드호텔에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개최한 '제62차 WIN 문화퍼럼'에서 나경원 법무법인 일호 고문변호사가 강연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서울 서초구 더리버사이드호텔에서 열린 '제62차 WIN 문화퍼럼'에서 나경원 법무법인 일호 고문변호사가 강연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다보스 포럼 이후 주한 여성대사들과  만나 국제 이슈를 얘기하다가도 마지막엔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 힘들지 않냐’고 귀결됐습니다.”

18일 서울 강남구 리버사이드호텔에서 열린 제62차 WIN(윈) 문화포럼(대표 서은경)의 연사로 나선 나 전 의원은 이같이 말했다.

이날 서은경 윈문화포럼 상임대표는 이날 강연자인 나 전 위원을 소개하며 “여성의 지위가 낮은 정치계에서 원내대표를 역임했다.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나 전 의원의 어머니인 고 정효자 시인의 ‘내가 나에게’라는 시를 낭독했다.

나 전 의원은 “딸이 정치를 해서 어머니가 너무 빨리 가신 것 같아서 항상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어머니께서 생전에 윈문화포럼에 대한 애정이 깊으셔서 두말 않고 연사로 서게 됐고 오늘은 탄소중립과 대한민국의 미래 이야기와 함께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것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다”고 얘기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지난 6월10일 세계 각국의 여성 주한대사들과 만나 오찬을 했다. 사진=나경원 전 국회의원 페이스북
나경원 전 의원은 지난 6월10일 세계 각국의 여성 주한대사들과 만나 오찬을 했다. 사진=나경원 전 국회의원 페이스북

나 전 의원은 지난 5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 경제 포럼에 윤석열 대통령 특사단 단장으로 참석했다. 다보스 포럼에선 전 세계의 저명한 정치인과 기업인들이 모여서 범세계적인 경제 문제를 토론한다. 올해 다보스포럼에선 경제안보, 팬데믹,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이 주요 아젠다였다.

나 전 의원은 경제적 이득보다 인권의 가치를 중시하는 ‘경제 안보’를 강조했다. 그는 “다보스 포럼에 다녀오면서 윤석열 정부가 가치동맹을 확실히 하겠다는 외교 기조를 잡은 것은 지금 세계가 움직이는 경제 질서에서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경제적인 이득 때문에 인권을 외면하고 ‘우리끼리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생각에서 이제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모든 구성원에게 가치를 향유할 수 있도록 가자는 외교 기조를 잘 잡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사진=나경원 전 의원 페이스북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사진=나경원 전 의원 페이스북

나 전 의원은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세계 각국의 여성 지도자들을 언급하며 여성 지위 향상에 대해 강조했다. 그가 만난 여성 지도자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총재, 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수석 부총리,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등이다. 그러면서 “여성 리더 중에 내가 멘토라고 생각하는 분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총재”라며 “이번에 세 번째 만남인데 빌게이츠와의 면담을 주선해주셨다. 참 섬세하고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크다”고 칭찬했다. 이어 “예전 IMF총재 시절 여성 리더쉽과 여성의 지위 향상에 대해 길게 논의한 적이 있는데 편지에 가까운 서명을 『IMF story』라는 책에 해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수석 부총리에 대해선 “우선 젊은 30대 여성이 우크라이나 수석 부총리라는 것이 놀랐다”며 “현재 우크라이나는 전쟁 중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공격용 무기를 지원해달라고 할 줄 알았는데 그린도시와 스마트 도시를 언급하며 한국에 전기 자동차 지원을 요구했다. 재건 사업 계획을 보니 똑똑한 지도자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월 10일 여성 주한 대사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재미있는 것은 EU대사 마리아가 나와 똑같은 거짓말을 아이 키울 때 했다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나 전 의원은 “아이가 아파 병원에 갔다가 늦게 출근하면 아이 병원 이야기 대신 본인이 치통이 있어 병원에 다녀왔다고 상사에게 양해를 구했다고 한다”며 “나도 판사 시절 아이가 아프다고 하면 남자 부장판사가 납득할 수 없기 때문에 내가 아파서 병원에 다녀와 늦었다”고 회상했다.

나 전 의원은 여성 정치 대표성을 확대하기 위해선 우선 여성의 수를 키워야 하고 여성 연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지금의 위치에 있는 여성 지도자들도 여성이라서 힘든 점이 많았다”며 “저도 정치 인생이 순탄하진 않았다. 여성의 정치 대표성을 위해 수적으로 변화도 필요하지만 여성들끼리 공유 의식을 가지고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의응답에서 서순희 던필드그룹 회장은 “여성 CEO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정치가 참여해달라”고 요청했고 나 전 의원은 “힘을 보태겠다”고 답했다.

18일 서울 서초구 더리버사이드호텔에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개최한 '제62차 WIN 문화퍼럼'에서 나경원 법무법인 일호 고문변호사가 강연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18일 서울 서초구 더리버사이드호텔에서 열린 '제62차 WIN 문화퍼럼'에서 나경원 전 의원이 강연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한편 이날 나 전 의원은 최근 폭우로 자신의 지역구인 동작구에 큰 수해가 발생해 피해복구 지원을 요청했고 윈문화포럼 회원들이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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