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총 리더십교실] (끝)

* 이 글은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리더십 과정 8기 강의 요약입니다.  

주요 IT 기업들과 정부가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여성들도 새로운 기회를 찾아 메타버스 시대의 주역이 될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hutterstock
메타버스는 분명 우리 호모 사피언스의 새로운 여정일 것이다. 다만 이 여정에 문제는 남아있다. 왜 아날로그 현실이, 아날로그 인간이 특별할까? 이러한 질문들을 다음 세대의 주인이 될 친구들과 함께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Shutterstock

코로나 시대에 갑작기 유명해진 메타버스는 새롭게 등장한 개념이라기보다 과거에도 존재하였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우리의 일상에 있으면서 천천히 다가오던 현상이다. 지금까지 아날로그 현실에 의미를 두었던 인류가 또 하나의 현실을 만들겠다고 하는 것이 메타버스 혁신이다. 어떤 이들은 실체 없는 메타버스라는 단어는 이미 있는 기술의 집합에 불과하며 여전히 인터넷 발견 이후 패러다임 변화가 없다고 부정하기도 한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지 않았다면 대략 10년 정도 후에야 비로소 우리가 중요성을 인지하고 깊게 고민하기 시작했을 메타버스 혁신을 우리는 과연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을까?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일찍 우리에게 다가온 메타버스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인텔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수준의 메타버스를 만들 IT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반도체 용량과 데이터 센터 규모가 지금보다 약 1천 배정도 늘어나야 된다고 예측한다. 아직 진정한 의미에서 메타버스를 구현할 수는 없지만, 지난 2년간 팬데믹 시대에 급증한 수요로 인해 누구나 쉽게 사용하게 된 온라인 수업인들 우리가 상상이나 했을까?

현대 뇌과학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현실은 절대적,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양자 파동으로 인한 신호들이 감각을 통해 들어오고 이러한 신호가 형태화된 것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우리 눈앞에 보이는 현실은 뇌가 모든 신호를 처리한 결과물을 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까지는 이러한 현실을 이해하고 새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인간 뿐이었는데 최근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면서 기계가 현실을 알아보고 데이터를 만드는 세상이 시작되었다. 상당히 많은 예제들을 기반으로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는 딥 러닝 심층 학습을 통해 기계가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인공지능의 발달로 미래의 메타버스 시대는 대부분의 콘텐츠들이 AI가 만들어낸 데이터이지 않을까 라는 상상을 해보게 된다.

첫 번째 인터넷, 데스크톱이 등장하면서 몸과 경험이 분리되고, 두 번째 인터넷, 모바일로 가면서 몸이 자유로워졌다면 세 번째 인터넷의 진화는 무엇이 중심이 될까? 바로 내가 아바타를 통해 몸을 가지고 있다는 공간적 경험이 가능해지는 ‘embodied 인터넷’이다. 이 세상은 인간이 원하는 것을 움직임 없이 만족시켜주고 자유도를 무한으로 늘려주는 것이다. 온라인 e-커머스를 뛰어넘어 메타버스 커머스에서는 나의 외모, 기억뿐 아니라 공간도 거래할 수 있는 세상이 펼쳐지게 된다. 여기서 하나의 의문점이 든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인간의 몸은 여전히 아날로그에 있을 텐데 미래 인류가 사회적인 관계를 디지털로 맺을 수 있을까? 앞으로의 세상을 살아갈 Z세대, 알파 베타 세대는 태어나 처음 10년을 이미 아날로그 현실보다 디지털 현실에 최적화되어버렸기 때문에 그들의 고향은 사실상 인터넷일 것이다. 미래 소비자들이 될 그 친구들의 가치관, 행동적 모국어가 디지털 현실에서 만들어졌다면 우리는 학교, 기업 국가적 차원에서 메타버스에 관심을 둬야 할 것이다.

우리는 수십 만 년 동안 공유 가능한 현실은 아날로그에서만 있다고 믿고 살았지만 인터넷의 도입으로 디지털 세상이 있다는 걸 경험하였다. 메타버스는 분명 우리 호모 사피언스의 새로운 여정일 것이다. 다만 이 여정에 문제는 남아있다. 왜 아날로그 현실이, 아날로그 인간이 특별할까? 이러한 질문들을 다음 세대의 주인이 될 친구들과 함께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김대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김대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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