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여성 문학의 대표주자 앨리스 워커의 문학세계

소설가이자 시인이며 수필가인 앨리스 워커의 매력은 그녀의 '주변인' 의식에 있다. 남부 조지아주에서 가난한 흑인 소작농의 딸로 태어난 그녀는, 여덟 살에 오빠가 쏜 장난감 총에 맞아 한쪽 눈의 시력을 잃게 된다. 그 후 수줍고 외로운 성장기를 보내면서 그녀의 '주변인' 의식은 더욱 커진다. 특히 1960년대 대학생이었던 그녀는 흑인여성으로서 자신이 경험한 모든 억압과 차별의 부당성을 통감했다. 여기서 그녀의 '주변인' 의식은 권력 지배계급에게 강요되는 소외와 피해의식이 아니다. 흑인여성 비평가 벨 훅스는 “주변을 중심부로부터 배제된 추방당한 자의 공간이 아니라 저항의 공간, 급진적 열림과 가능성의 공간”으로 정의한다. 벨 훅스와 마찬가지로 앨리스 워커도 주변을 적극적으로 사유한다.

'지식인은 언어를 통해 사회문제에 개입한다'고 주장하는 워커는 약자의 편에 설 뿐 아니라 언어로써 인간을 자유롭게 해주는 작가이며 지식인이다. 그는 인종과 성, 계급의 교차점에 있는 흑인여성이 경험하는 다중적 억압의 문제를 다루어왔고, 사회에서 금기시한 문제를 파헤치고 들어가 여성을 억압해 온 신화를 해체하고 그것으로 여성이 겪게 되는 고통과 슬픔을 재현했다. 소설 <은밀한 기쁨을 간직하며>는 아직도 전세계의 수많은 여성이 당하고 있는 여성 성기 절제 풍습을, <메리디안>에서는 흑인 모성애 신화의 억압성을, 그리고 <그렌지 코플랜드의 제3의 인생>에서는 흑인남성의 여성살해 등 흑인 공동체 내부의 문제를 드러낸다. 2004년 최신작 <지금은 마음을 열 때이다>는 자신의 삶을 관조하기 위해 아마존 열대림으로 여행을 떠난 한 여성작가의 영적 깨달음을 그리고 있다.

워커는 여성들이 어머니와 할머니들이 후세에 남겨준 정신적 유산을 찾아내고 자신과 그들의 관계를 인식함으로써 현실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정신적 온전함을 회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온갖 역경 속에서도 창조의 불꽃을 간직해 온 흑인여성의 선조들이 남겨준 소중한 정신적 유산은 바로 아름다움과 살아 있는 모든 것에 대한 사랑, 내적 강인함에 대한 존경심이라고 그는 말한다.

무엇보다 <어머니의 정원을 찾아서>에 실린 그녀의 “누구의 연인도 되지 마라”는 이성애의 신화에 굽히지 않고 주체적인 자아를 찾고자 노력하는 한국의 젊은 여성들에게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다.

“누구의 연인도 되지 마라/ 버림받은 자가 되어라/ 당신 인생의/ 모순을 숄처럼/몸에 두르고/ 돌을 막기 위해/ 당신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B7-4.JPG

◀구은숙

청주대 영어영문학과 교수

sumatriptan patch http://sumatriptannow.com/patch sumatriptan patch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