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연구자·미디어 산업 종사자 모여
한국 사회의 미디어와 젠더 분석 대담
『젠더와 미디어 경험 : 뉴스, 게임, 커뮤니티, 리터러시』
김경희 외 11명 지음, 학이시습 펴냄

『젠더와 미디어 경험 : 뉴스, 게임, 커뮤니티, 리터러시』 김경희 외 11명 지음, 학이시습 펴냄
『젠더와 미디어 경험 : 뉴스, 게임, 커뮤니티, 리터러시』 김경희 외 11명 지음, 학이시습 펴냄

미디어 연구자·산업 종사자와의 대담을 통해 한국 사회의 미디어 환경 아래 젠더에 따라 어떤 경험을 하는지 분석하는 책이 나왔다.

김경희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교수와 김아미 독립연구자는 『젠더와 미디어 경험 : 뉴스, 게임, 커뮤니티, 리터러시』를 통해 젠더와 미디어 경험의 다층적인 모습과 맥락을 드러내고 디지털 사회의 포용도를 높이고자 했다. 김경희 외 11명의 미디어 연구자와 미디어 산업 종사자가 모여 뉴스, 게임, 커뮤니티, 리터러시를 중심으로 대담을 진행했다.

그중에서도 3장에서 다루고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는 한국 사회에서 집단 간의 장벽을 세우는 한편 여론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김아미 독립연구자에 따르면 인터넷 등장 초기에는 정보의 민주화,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과의 적극적인 소통 같은 장밋빛 꿈을 꿨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집단별로 강하게 결집해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대표적인 커뮤니티는 에브리타임으로, 대학생들이 자기 소속을 인증하고 사용할 수 있는 익명 소셜 미디어다. 에브리타임에서는 익명 아래 쓰인, 약자를 대상으로 한 비난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젠더 갈등의 국면에서 백래시가 담긴 글도 확인 가능하다. 김아미 독립연구자는 여학생들이 에브리타임에서 문제 상황을 마주할 가능성이 크다고 염려하면서, “미디어 환경에서 여전히 여성이 약자지만 온라인상에서는 반대로 남성이 피해자라는 논리가 구축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지선 서원대학교 휴머니티 교양대학 조교수는 에브리타임의 집단적 극단화를 심화하는 요인으로 피드가 타임라인 방식으로 노출되는 것과 익명성을 꼽았다. 심층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이슈와 가볍게 지나가야 하는 이슈가 구별되지 않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야에서 사라지고, 익명 아래 나쁜 의도를 가지고 글이 작성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서로 간의 이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선 어떤 장치가 필요할까. 이희은 조선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시민 교육을 꼽았다. 에브리타임이나 사이버 강의실이 서로 다른 공간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기업의 가이드라인 제작이나 관리 등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사회적 압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터넷이 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의 의견이 시민 사회의 의견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젠더와 미디어 경험 : 뉴스, 게임, 커뮤니티, 리터러시’는 젠더적 측면에서 불평등한 미디어 환경을 극복하는 데 길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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