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홀대에 격분한 김성주 한국조직위원장

대통령 부부 등 유명인사 줄줄이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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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정ㆍ재계를 주무르는 여성들을 코 앞에 데려다줬는데 이렇게 홀대를 하는 것은 넝쿨째 굴러온 호박을 발로 차는 격이다. 같은 수준의 남성 인사들이 참가한 행사였다면 나라가 뒤집혔을 것이다.”

'2004 세계여성지도자회의'(GSW)를 주관한 김성주 한국조직위원회장(현 성주D&D 대표)의 27일 기자 간담회에서 그의 발언은 이번 행사에 비협조적인 정부를 겨냥한 강한 비판이다.

◀<사진·민원기>

그는 “올해로 14회째를 맞은 이번 회의가 세계 84개국 여성 정계 장ㆍ차관급 인사들과 재계 고위직 임원들이 대거 참석, 사상 최대 행사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만큼 참석은 물론 지원조차 부실했던 정부에 대해 더욱 섭섭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위해 한국을 찾은 인사들은 “괜히 왔다”고 할 만큼 실망했을 정도란다.

실제로 당초 노무현ㆍ권양숙 대통령 부부는 28일 열릴 여성지도자상 수상식과 만찬회 참석안에 긍정적인 답변을 보냈으나, 27일 오전 현재 측근을 통해 참석 불가를 밝혀왔다. 정부 인사들도 잇달아 참석을 취소했으며, 강금실 법무부 장관도 불참 의사를 전해왔다. 사실상 올해 GSW는 개최지만 한국이었을 뿐 외국 잔치가 돼버린 셈이 됐다.

“행사 비용 역시 중소기업청, 문화관광부에서 각각 3000만원, 2000만원을 지원했을 뿐 다른 기관들의 도움이 거의 없어 각 여성단체들의 자비를 털었을 정도로 어려운 준비였다”고 김성주 위원장은 토로했다.

“'노사모' 모임에도 참석하는 대통령이 세계 여성 인사들의 행사에 참가하지 않는다는 것은 탄핵 정국 이후 이미지를 쇄신하는 동시에 84개국에 한국을 홍보할 기회를 놓친 것과 마찬가지다. '여성들의 대통령'을 자임하고 나섰다면 여성 장관만 몇 명 더 뽑을 것이 아니라 여성들의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하는 거 아닌가.”

일례로 1992년과 2000년 세계여성지도자회의를 개최한 아일랜드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에는 메리 로빈슨 대통령과 넬슨 만델라 대통령 부부가 참석, 당시 참가했던 각국 인사들로부터 환호를 받은 바 있다고.

김 위원장은 또한 “이번에 발표한 매킨지 보고서는 2010년 한국이 경제 대국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시장 경제 주도, 중소기업으로의 시장 재편과 함께 여성인력의 활용을 꼽고 있다”며 “산업 공동화 등 경제가 어려운 상황일수록 여성들의 두뇌를 이용한 서비스업을 활용해야 하는데 제대로 지원만 된다면 이런 행사야말로 이를 위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끝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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