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남희 충북청소년성문화센터장
음란물 보는 연령 낮아지며 현실적 성교육 필요성 커져
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 갖도록 도와주고
사춘기 변화 받아들일 수 있는 예비 교육

성교육 내용 중 ‘체험형 정액 체험’을 포함해 많은 이들의 문제제기를 받았던 충북청소년성문화센터가 20일 프로그램을 전면 취소했다고 밝혔다. ⓒ충북청소년성문화센터
성교육 내용 중 ‘교육형 정액 체험’을 포함해 많은 이들의 문제제기를 받았던 충북청소년성문화센터가 20일 프로그램을 전면 취소했다고 밝혔다. ⓒ충북청소년성문화센터

‘교육형 정액 체험’이 포함된 성교육을 기획한 충북청소년성문화센터가 거센 반발 여론에 해당 교육을 전면 취소했다. 관계자는 “음란물에 노출되는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갖도록 교육하는 게 이번 프로그램의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남희 충북청소년성문화센터장과의 일문일답.

- ‘교육형 정액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배경은?

“교육현장에 나가보면 학생들이 몽정 등에 대한 정보가 없어 혼란스러워 한다. 아이들은 내가 혹시 병에 걸린 건지, 나쁜 생각을 해서 이런 일이 생긴 건지 궁금해 한다. 부모 입장에서는 사춘기를 거치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교육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의견들이 있었다. 이런 의견을 바탕으로 기획하게 됐다.”

- 교육 내용은?

“교육용 인공정액을 보여주면서 정액이 무엇인지, 쿠퍼액이 무엇인지 사정 과정에서 나오는 물질을 설명해주는 것이다. 아이들이 느끼는 두려움과 공포를 없애고 건강하게 잘 성장하고 있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사춘기 변화를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예비 교육이다. 올해 처음 실시하는 교육이 아니라 기존에 시행한 바 있다.”

- 용어를 변경할 예정이라고 했는데, 프로그램 자체를 취소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하루 300통 이상의 전화가 센터로 걸려와 업무가 마비됐다. 전화 내용 중에는 성희롱성 내용과 욕설이 담긴 폭언이 있어 취소가 불가피했다.”

- 왜 이렇게 항의가 거셌다고 생각하나?

“일반인들이 가질 ‘정액’이라는 표현에 대한 거부감을 미처 고려하지 못해 발생했다고 본다. 특히 사람들이 정액을 나쁜 의미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일부 질이 안 좋은 사람들이 정액을 무기화해 ‘정액테러’를 하다보니 ‘정액’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생겼다고 본다. 하지만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정액’이라는 표현이 사용되고 있고, 나쁜 감정을 가질 용어가 아니다. 

해당 교육이 아이들을 조기 성애화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전문적인 성교육을 받지 않는다고 해서, 음란물과의 접촉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음란물에 노출되는 연령도 점점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갖도록 교육하는 게 이번 프로그램의 목적이었다.”

* 여성가족부의 '2020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를 보면, 최근 1년간 초등학생의 성인용 영상물 이용률은 33.8%로 2018년(19.6%)대비 급증했다. 여가부는 이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초등학생의 유튜브 등 영상물 소비 패턴 증가를 지목했다.

- 현실적인 성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학생들은 이미 이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학생들이 실제로 알고 싶어하는 건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성 정보, 지식이다. 이론과 현실 사이에는 괴리가 있고, 체험 이상으로 좋은 교육은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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