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13명 중 5명 전학·3명 출석정지
나머지는 교내봉사 처분
피해자 측 반발 “2차가해 계속돼...학교는 손 놔”

학교 측 “절차대로 처리...
학폭 예방교육 강화하고
피해학생 회복·학습권 보장 노력”

2021년 4월 20일 서울 서초구 푸른나무재단에서 '2021 학교폭력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및 대책 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참석자들이 학교폭력예방 캠페인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음. ⓒ뉴시스·여성신문
2021년 4월 20일 서울 서초구 푸른나무재단에서 '2021 학교폭력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및 대책 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참석자들이 학교폭력예방 캠페인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음. ⓒ뉴시스·여성신문

경기도 군포시 한 공립고등학교 남학생들이 벌인 ‘군포 A고 단톡방 성폭력’ 사건 관련, 교육 당국이 일부 가해 학생에게 전학·출석정지 등 중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피해 학생 보호자들은 “가해 학생들도 학교 측도 사과와 반성, 재발 방지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며 반발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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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 군포의왕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지난 4일 ‘군포 A고 단톡방 성폭력’ 사건 심의 결과를 관계자들에게 통보했다. 가해 학생 13명은 각각 전학(5명), 출석정지(3명), 교내 봉사(4명), 혐의없음(1명, 내부고발자) 등 처분을 받았다.

피해 학생 보호자들은 반발했다. 일부 보호자들은 “저희는 약한 조처라고 생각하는데 가해 학생 측은 불복 의사를 밝혔고, 여전히 사과와 반성은커녕 빠져나갈 궁리만 하고 있다. 학교에서 몰려다니며 2차 가해성 발언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학교장은 사건 인지 후 약 70일이 넘도록 피해 학생들을 방관·방치하고, (학교폭력 담당교사 등이) 2차 가해를 한 것에 대한 사과와 진상 규명은 없고 재발방지 조치를 위한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학교 측은 “절차대로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A고 교감은 14일 여성신문에 “보호자들의 주장과 달리 학교는 사안을 인지하자마자 5월 9일 관련 법률에 따라 조처했다. 가해 학생들에게 피해 학생들에 대한 대면 사과, 피해 학생 및 신고·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 협박 및 보복행위 금지 명령을 내렸다. 출석정지 처분을 요구하는 보호자도 있었으나 교육청과 논의한 결과 그러한 처분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학교폭력 담당 교사의 2차 가해에 대해서는 “해당 교사가 그런 의도로 말한 게 아닌데 학생들이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어쨌든 그 교사가 직접 학생들에게 사과하고 해명했다”고 밝혔다.

또 “이 사건 이후로 교내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시행하고 있으며 2학기에도 강화할 계획이다. 회복적 생활지도 프로그램도 실시할 예정이며, 학교에 나오지 못한 피해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보강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징계 불복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학생은 아직 없다고 한다.  

한편 일부 피해 학생 보호자들은 전교조 경기지부, 지역 시민단체들과 함께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할 뜻을 밝혔다. 이들은 “철저한 진상조사, 피해 학생·학부모 치유·회복을 위한 대책, 사이버 성폭력에 대한 중고등학교(학생, 교직원, 학부모) 전수조사,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들은 공대위 결성을 앞두고 최근 임태희 신임 경기도교육감에게 면담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고 한다. 

전교조 경기지부 측은 여성신문에 “피해 학생들의 회복과 사건 해결을 지원하는 한편, 교육청을 압박해 학교 내 사이버성폭력 대응 관련 개선책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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