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황금 연꽃, 성소수자 운동 오마주...프랑스 현대미술가 오토니엘의 세계
덕수궁 황금 연꽃, 성소수자 운동 오마주...프랑스 현대미술가 오토니엘의 세계
  • 이세아 기자
  • 승인 2022.07.05 18:14
  • 수정 2022-07-08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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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셸 오토니엘 개인전 열려
주요 작품 74점...2011년 이래 최대 규모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덕수궁 정원서 8월 7일까지
프랑스 현대미술가 장-미셸 오토니엘의 개인전 ‘장-미셸 오토니엘: 정원과 정원’ 덕수궁 전시 전경. ⓒCJY ART STUDIO
프랑스 현대미술가 장-미셸 오토니엘의 개인전 ‘장-미셸 오토니엘: 정원과 정원’ 덕수궁 전시 전경. ⓒCJY ART STUDIO
장-미셸 오토니엘, 황금 목걸이, 2021 ⓒOthoniel Studio  Jean-Michel Othoniel Adagp, Paris, 2022
장-미셸 오토니엘, 황금 목걸이, 2021 ⓒOthoniel Studio Jean-Michel Othoniel Adagp, Paris, 2022

한여름 덕수궁 연못에 금빛 꽃들이 피었다. 샛노란 노랑어리연꽃과 동그란 연잎들 위로 커다란 황금 구슬 연꽃이 햇빛에 반짝거린다. 연못 가운데 노송 가지엔 황금 구슬 목걸이가 걸렸다. 덕수궁에서 가까운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조각공원 나무에도 같은 목걸이가 걸렸다.

프랑스 현대미술 거장 장-미셸 오토니엘의 개인전 ‘장-미셸 오토니엘: 정원과 정원’의 일부다. 황금 연꽃은 ‘고행과 깨달음’을, 황금 목걸이는 ‘우리 안의 열망과 미래의 희망’을 상징한다. 스테인리스스틸 구슬에 손으로 금박을 입혀 만들었다. 작가는 덕수궁 연못을 보자마자 전시장소로 낙점했다고 한다.

이를 포함해 오토니엘의 주요 작품 74점을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 본관과 야외조각공원, 덕수궁 정원에서 8월 7일까지 만날 수 있다. 2011년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전시 이후 최대 규모로, 최근 10년간 오토니엘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전시다. 꽃과 물, 불꽃과 영원을 표현한 다양한 작품들로 고통을 이겨낸 부활과 새로운 희망을 염원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덕수궁 석조전 등에서 볼 수 있는 자두꽃(오얏꽃) 문양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신작 회화 ‘자두꽃’도 선보인다.

장-미셸 오토니엘, 2021 ⓒJean-Michel Othoniel  Adagp, Paris, 2022
장-미셸 오토니엘, 2021 ⓒJean-Michel Othoniel Adagp, Paris, 2022
프랑스 현대미술가 장-미셸 오토니엘의 개인전 ‘장-미셸 오토니엘: 정원과 정원’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전시 전경. 바닥에 깔린 거대한 작품이 ‘푸른 강’이다. ⓒCJY ART STUDIO
프랑스 현대미술가 장-미셸 오토니엘의 개인전 ‘장-미셸 오토니엘: 정원과 정원’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전시 전경. 바닥에 깔린 거대한 작품이 ‘푸른 강’이다. ⓒCJY ART STUDIO

오토니엘은 유리, 스테인리스스틸, 금박 등 다양한 물질과 풍부한 의미를 엮어 아름다움과 경이의 세계를 선보이는 작가다. 2000년 초반부터 파리의 지하철역과 프티팔레 미술관, 베르사유 궁전 등에서 공공 야외 설치작업을 선보였다. “내게는 미술관을 나서서 거리로 나가는 비전과 열망이 있다. 예술과 작가는 퍼블릭을 만나기 위해 나가야 한다”, “아름다움이 개개인이 아픔을 극복하고 희망을 일깨우며 인간 존엄을 수호하는 성스러운 가치”라고 말하는 작가다.

주최 측은 덕수궁 정원에서 출발해 서소문본관 야외조각공원을 거쳐 전시실을 관람하는 동선을 추천했다. 미술관 입구에 다다르면 거울 처리된 구형 모듈로 만든 ‘바벨의 매듭’. ‘상상계의 매듭’이 보인다. “미의 영원한 가치와 예술에 경의를 표하는 작품”들이다.

1층 전시장에 들어서면 반짝반짝 빛나는 거대한 유리 작품이 눈에 띈다. 유리 벽돌 7500여 장으로 만든 길이 26m, 폭 7m 설치작품 ‘푸른 강’이다. 인도 유리 장인들과 협력해 만들었다. 가까이 가면 미세한 기포와 불순물이 보인다. “아름다움의 현실적 취약함과 꿈의 상처를 표현”한 작품이다. 

유리 벽돌로 만든 육면체 부조 ‘프레셔스 스톤월’은 성소수자 인권 운동사에 한 획을 그은 1969년 미국 뉴욕 스톤월 항쟁에 대한 오마주다. 2015년부터 선보인 연작으로, 이번 전시에선 코로나19 시대의 경험을 반영한 신작이 추가됐다. 사진에서도 선명하게 드러나는 반사광은 “힘 없는 개개인이 발휘한 극복 의지와 해방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천장에 매달린 조각 작품은 3차원 공간에서 풀어지지 않고 무한 변형을 거듭할 수 있는 매듭을 일컫는 수학 용어 ‘와일드 노트’를 표현했다.

장-미셸 오토니엘, 프레셔스 스톤월, 2021 ⓒOthoniel Studio  Jean-Michel Othoniel Adagp, Paris, 2022
장-미셸 오토니엘, 프레셔스 스톤월, 2021 ⓒOthoniel Studio Jean-Michel Othoniel Adagp, Paris, 2022
장-미셸 오토니엘, 아고라, 2019 ⓒOthoniel Studio  Jean-Michel Othoniel Adagp, Paris, 2022
장-미셸 오토니엘, 아고라, 2019 ⓒOthoniel Studio Jean-Michel Othoniel Adagp, Paris, 2022

2750개의 스테인리스스틸 벽돌로 만든 ‘아고라’에는 관객이 들어가서 앉거나 대화를 할 수 있다. 작가는 ‘아고라’가 “각자의 내면에 방치된 꿈과 상상의 세계를 되찾는 묵상과 대화의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장은 “팬데믹으로 지친 관람객에게 작품과 관람객, 전시 장소가 상호 관계를 맺고 공명하는 이색적인 전시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전시 연계프로그램으로 덕수궁 정원과 서울시립미술관, 정동길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는 ‘정동의 정원을 걷다’, 학교 밖 청소년을 초대해 큐레이터가 진행하는 전시 투어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이번 전시는 ‘문화의 정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크리스챤 디올 뷰티와 다양한 문화사업을 펼쳐 온 현대카드가 후원한다. 주한프랑스대사관 문화과도 협력했다. 예약 없이 관람할 수 있다. 자세한 정보는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https://sema.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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