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권위 국제공예상, 올해 서울서 시상식
우승자는 한국 정다혜 작가
결선 진출 작가 30인 작품 한자리에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서울공예박물관

말총공예 작품 ‘성실의 시간(A Time of Sincerity)’으로 ‘2022 로에베 재단 공예상(Loewe Foundation Craft Prize)’ 우승을 차지한 한국의 정다혜 작가. ⓒ로에베 재단
말총공예 작품 ‘성실의 시간(A Time of Sincerity)’으로 ‘2022 로에베 재단 공예상(Loewe Foundation Craft Prize)’ 우승을 차지한 한국의 정다혜 작가. ⓒ로에베 재단

세계적 권위의 국제 공예상, ‘로에베 재단 공예상(Loewe Foundation Craft Prize)’ 올해 우승자는 한국 여성이다. 제주 출신으로 말총공예 작품을 선보여온 한국의 정다혜 작가가 약 3000명을 제치고 최고상을 받았다. 첫 한국인 우승자다. 

정 작가의 우승작 ‘성실의 시간(A Time of Sincerity)’은 말총(말의 갈기나 꼬리의 털)을 바늘로 엮어서 만든 작품이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갓, 노리개, 남성용 머리장식 등에 널리 쓰였던 말총공예는 오늘날 일부 장인들에 의해서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제주에서 태어난 정 작가는 2017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지역 공예마을 육성사업’에 참여하면서 말총 공예를 접했다. 국가무형문화재 양태장 장순자 장인을 사사했고, 장신구나 모빌, 입체적 조형을 만들어왔다. ‘성실의 시간’은 조선시대 중기 사방관(四方冠)에 장식된 마름모꼴 무늬를 활용해 작품에 말총공예의 아름다움과 역사성을 담았다. 그는 “이번 수상으로 사장되고 있는 말총공예와 그 안에 담긴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다혜 작가, 성실의 시간(A Time of Sincerity), 2021, 말총 ⓒ로에베 재단
정다혜 작가, 성실의 시간(A Time of Sincerity), 2021, 말총 ⓒ로에베 재단
서울공예박물관(관장 김수정)과 스페인 로에베 재단(이사장 쉴라 로에베)이 7월 한 달 간 서울공예박물관에서 ‘로에베 재단 공예상(Loewe Foundation Craft Prize)’ 전시를 연다. ⓒ서울공예박물관
서울공예박물관(관장 김수정)과 스페인 로에베 재단(이사장 쉴라 로에베)이 7월 한 달 간 서울공예박물관에서 ‘로에베 재단 공예상(Loewe Foundation Craft Prize)’ 전시를 연다. ⓒ서울공예박물관

‘로에베 재단 공예상’은 ‘장인 정신’을 되살리는 동시에 전통·혁신·재료· 창의성 등에 초점을 맞춰 공예작품을 선정, 포상하고 작가를 후원하기 위해 2016년 제정됐다. 매년 전 세계 2000명~3000명이 응모해 결선 진출자 30여 명의 작품을 전시로 선보인다. 한국 작가도 매년 3~6명씩 결선에 오른다. 2017년 스페인 마드리드, 2018년 영국 런던 디자인박물관, 2019년 일본 소게츠 재단, 2021년 프랑스 파리 장식미술관 등 각국 대표 박물관에서 전시가 열렸다. 역대 우승자는 2017년 독일의 목공예가 에른스트 갬펄, 2018년 영국의 도예가 제니퍼 리, 2019년 일본의 옻칠공예가 이시즈카 겐타, 2021년 중국의 섬유공예가 린팡루 등이다.

올해는 서울공예박물관(관장 김수정)과 스페인 로에베 재단(이사장 쉴라 로에베)이 함께 서울에서 전시를 연다. 7월 한 달간 서울 종로구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열린다. 응모 작가 약 3100명 중 결선에 진출한 15개 국가·지역 작가 30명의 작품을 볼 수 있다. 한국 작가는 7명으로 역대 최다다. 김민욱(나무), 김준수(가죽), 정다혜(말총), 정명택(가구), 정소윤(섬유), 정용진(금속), 허상욱(도자) 작가다.

정소윤 작가, 누군가 당신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Someone Is Praying for You), 2021, 모노필라멘트 ⓒ로에베 재단
정소윤 작가, 누군가 당신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Someone Is Praying for You), 2021, 모노필라멘트 ⓒ로에베 재단
허상욱 작가, 파초가 그려진 화병 (Vessel with Plantain Surface Decoration), 2019, 점토, 분장, 은채 ⓒ로에베 재단
허상욱 작가, 파초가 그려진 화병 (Vessel with Plantain Surface Decoration), 2019, 점토, 분장, 은채 ⓒ로에베 재단

우승자 심사와 시상식은 전시 개막 전날인 6월 30일 박물관에서 열렸다. 조나단 앤더슨 로에베 재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전시 홍보대사인 배우 공효진이 시상자로 나섰다. 우승한 정다혜 작가는 상패와 상금 5만 유로(약 6800만원)를 받았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