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지권 폐지 결정에 세계 보건 의료계 우려 표명
세계산부인과연맹 “안전한 임시중지는 인권”
WHO “미연방대법원의 결정은 퇴보”

2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연방대법원 앞에서 임신중지권 옹호 시위대와 반대 시위대가 함께 시위하고 있다. ⓒAP/뉴시스
2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연방대법원 앞에서 임신중지권 옹호 시위대와 반대 시위대가 함께 시위하고 있다. ⓒAP/뉴시스

여성의 임신중지권을 폐기한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두고 세계 보건 의료계에서 '안전하지 않은 임신중지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미국의학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이 폐기된 지난달 24일(현지시각) 협회장 명의의 보도자료를 내고 “합법적 임신중지를 중단하는 주들은 결코 임신중지를 끝내지 못할 것이다. 그저 안전한 임신중지를 못하게 해 환자의 생명을 포함한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협회는 “항상 의사와 의료 행위를 옹호할 것이며, 임신중지를 포함해 안전한 의료에 대한 환자의 접근을 위협하거나 범죄화하는 모든 법률 또는 규정에 반대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세계산부인과연맹(FIGO)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안전하고 검증된 임신중지를 보장하는 것은 필수적”이라며 미연방대법원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연맹은 “안전한 임신중지 또한 인권에 속한다”며 “재생산의 자유에 대한 공격은 민주주의와 국제 인권 기준, 개인의 자유와 사생활에 대한 권리를 침해하며 성평등을 향한 진전을 저해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맹은 “안전한 임신중지에 대한 접근성 부족은 산모의 예방할 수 있는 사망과 장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며 “매년 전 세계적으로 4만 7,000명의 여성이 안전하지 않은 낙태로 사망한다”고 덧붙였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맨해튼 공원에서 손팻말을 든 여성들이 임신중지할 권리 지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뉴시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맨해튼 공원에서 손팻말을 든 여성들이 임신중지할 권리 지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뉴시스

유엔 내 인구 분야와 성·재생산권 유엔인구기금(UNFPA)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모든 부부와 개인이 자녀의 수, 간격, 시기를 자유롭고 책임감 있게 결정하고 이를 위한 정보와 수단을 가질 권리를 옹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전을 뒤집는 결정은 모든 곳에서 여성과 청소년의 권리와 선택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미연방대법원의 결정을 두고 ‘퇴보(backwards)’로 규정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AP통신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달 29일 미디어 브리핑에서 “임신중지를 제한하면 여성과 소녀들을 위험한 임신중지로 몰아가 여러 합병증, 심지어 죽음까지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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