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평가와 한국 미래 정치의 방향’ 좌담회 김형준 교수 편

 ‘6·1 지방선거 평가와 한국 미래 정치의 방향’ 좌담회가 지난달 10일 서울 종로구 여성신문 컨퍼런스룸에서 열렸다. 이날 좌담회에는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와 송문희 정치평론가가 참석했다. 진행은 김효선 여성신문 발행인이 맡았다. 6·1 지방선거를 성평등 관점에서 평가하고 그 결과의 함의와 향후 정치발전의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 영상은 김형준 교수의 발언을 모아 정리했다.

▶이번 지방선거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하자면

김형준 교수는 이번 지방선거에 대해서 “야당이 패한 것은 예고된 참패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가장 큰 특성은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나서 3개월도 채 안 된 상태에서 선거가 치러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라면서 “새 정부가 출범하고 일 년 내에 치러진 선거는 ‘허니문 선거’라고 한다. 역대 ‘허니문 선거’에서는 당시 여당이 모두 다 승리했다. 국민들은 새로운 정부에 대해서 힘을 실어주는 경향이 많고 선거 전에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국정안정론이 정부 견제론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김 교수는 “선거가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다 보니까 투표율이 굉장히 낮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호남, 사십 대 등 민주당의 핵심 지지 계층에서의 투표율이 낮았다”고 덧붙였다.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본 이번 지방선거는

김 교수는 “여성주의 시각에서 보면 이번 지방선거도 여전히 발전하지 못하고 퇴보한 상태가 그대로 지속됐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는 광역단체장 선거 27년 동안 여성이 한 명도 나오지 않은 사실과 광역단체 의원 여성 비율이 20%가 넘지 않는다는 사실을 꼽았다. 김 교수는 “여성에 대한 공천이 절대적으로 적었다. 이 역시 예고된 결과”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 교수는 “윤석열 정부에서 능력주의 얘기를 많이 하는데 능력의 기준이 무엇인가? 결국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 편중 인사를 했는데 서오남이 능력의 기준인가?”하고 물으며 윤 정부의 능력주의도 꼬집었다. 김 교수는 “여성이 남성보다 냉정하게 평가받지 못하는 이유는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덜 가지기 때문”이라며 “다양성이 배제된 능력주의는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6·1 지방선거 평가와 한국 미래 정치의 방향’ 좌담회가 10일 서울 종로구 여성신문 컨퍼런스룸에서 열렸다. 이날 좌담회에는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와 송문희 정치평론가가 참석했다.  ⓒ여성신문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여성신문

▶이대남‧이대녀 젠더 몰표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

김 교수는 젠더 몰표 현상에 대해 “전략적 극단주의”라는 단어를 썼다. 그는 국민의 힘이 잘못된 판단에 의해 ‘세대포위론’이라는 전략을 쓰고 이대남 이대녀를 갈라치기 했으나 “이것은 큰 틀에서 보면 전략적인 참패라고 볼 수 있다. 20대 남성과 20대 여성을 갈라치기하면 표는 당연히 갈라질 수밖에 없다. 오히려 정상적인 절차로 (20대에게) 접근했다면 0.73%p가 아니라 훨씬 더 많은 표로 윤석열 후보가 이길 수 있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청년 정치인 박지현에 대해서

김 교수는 ‘세대포위론’을 쓴 국민의힘에 비해 상대적으로 민주당에서는 박지현이라는 26세의 젊은 여성을 비대위원장으로 만들어 표를 얻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민주당에서)박 전 비대위원장이 역할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놓지 않았다. 심하게 표현하면 토사구팽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딸(개혁의 딸)’현상은 어떻게 진단하나

김 교수는 5년 만에 정권이 교체된 현 상황을 설명하며 “팬덤 정치가 가져온 하나의 재앙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팬덤 정치가 주는 가장 큰 피해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을 뛰어넘게 되는 것”이라며 “이게 정치의 퇴행을 가져온다”고 말했다. 또 개딸 현상에 대해 “집단적 부족주의의 형태를 띠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청년‧여성 정치인을 키우기 위한 정당혁신이 가능한가

김 교수는 “대한민국 정당은 왜곡돼있다”고 말하며 그 이유로 정당이 지지자 중심이 아닌 근무자 중심이라는 사실을 꼽았다. 이어 김 교수는 “정당이 정상화된 후 청년들이 활동할 수 있는 체계적인 프로그램과 청년들이 공천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여성 청년이나 정치 신인들이 기존 정치 세력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예를 들어 미국은 일 년 열두 달 선거 운동할 수 있지만 우리는 지금 예비후보로 등록하기 전에 선거 운동을 하면 선거법 위반이다. 이를 고쳐서 없애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성평등 정책, 어떻게 해야 할까

김 교수는 이제 한 달밖에 안 됐기 때문에 ‘잘 한다 못 한다’를 말하기는 어렵다“라면서도 ”성평등 방향에 대한 부분은 분명히 명쾌하게 해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우리나라의 저출생 문제를 언급하며 ”성평등은 시대 정신을 넘어 생존전략이다“라고 성평등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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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콘텐츠 순서]
[00:26] 이번 지방선거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하자면
[03:16]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본 이번 지방선거는
[07:28] 이대남‧이대녀 젠더 몰표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
[10:44] 청년 정치인 박지현에 대해서
[11:14] '개딸(개혁의 딸)'현상은 어떻게 진단하나
[13:38] 청년‧여성 정치인을 키우기 위한 정당혁신이 가능한가
[15:44] 윤석열 정부의 성평등 정책, 어떻게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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