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TV가 28일 평양시를 비롯한 각지에서 폭우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렸다고 보도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북한 조선중앙TV가 28일 평양시를 비롯한 각지에서 폭우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렸다고 보도하고 있다. (조선중앙TV 갈무리)

 북한지역에 나흘째 폭우가 쏟아지면서 북한 당국이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마련에 나섰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등은 28일 전국 각지의 장마 대비 상황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신문은 "애써 가꾼 곡식이 물에 잠기지 않게" 해야 한다며 "농작물을 지켜내기 위한 투쟁"에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 곡창지대인 황해도는 저수지 등에 인력을 파견해 물이 범람하지 않도록 수위를 조절하고, 농장에서는 논물을 미리 빼거나 물이 빠지도록 물고를 깊이 파 둑을 높여주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곡식이 물에 잠기지 않도록 강하천 바닥파기, 제방 쌓기, 물길 가시기(정리 정돈) 등도 진행하고 있다.

북한의 최대 감자 산지인 양강도 대홍단군은 감자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감자밭에 대한 배수로와 승수로 치기에 집중하고 있다.

조선중앙TV도 각 분야별 폭우 대응책을 소개하면서 특히 "농작물의 생육과 수확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불리한 정황을 하나하나 따져보면서 사전에 철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에는 이날도 전역에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중앙TV는 특히 평양시에 80~100㎜, 일부 지역은 150㎜까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오후부터 보통강에서 위험수위가 예견된다"고 보도했다. 

다음 달 1일까지 평양시엔 센바람과 함께 2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같은 기간 평안남북도, 자강도, 황해남북도, 개성시, 강원 내륙 일부 지역에서는 센 바람과 함께 300~500㎜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북한은 앞서 오는 30일까지 대부분 지역에 '폭우와 많은 비 경보'를 발령했다.  

26~27일에도 북한 전역에 많은 비가 내렸다. 조선중앙TV는 물에 잠긴 도로와 강풍에 쓰러진 농작물 등을 보도했다. 사리원에는 몇 분 동안 '밤알'만 한 크기의 우박도 내렸다고 한다. 전날 밤사이 평양에만 70㎜, 남포에 96㎜의 비가 내렸다.

나흘째 폭우로 하천 범람이 우려되면서 북한이 우리와 인접한 지역의 댐을 방류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북한 임진강 상류에 위치한 황강댐에서 물을 내보낼 경우 남쪽을 향한 강물은 순식간에 불어날수 있다.

황강댐에서 우리 측 최북단 댐인 군남댐까지의 거리는 불과 57km, 대략 네다섯 시간이면 강물이 도달할 수 있어 북한이 기습적으로 방류하면 대처가 쉽지 않다.

지난 2009년 북한의 방류로 임진강에서 야영객 6명이 숨지기도 했다.

통일부는 전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간 통신이 복구돼 북측과 전화 통화하고 홍수 피해 예방을 위한 대북통지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장마철 접경 지역 홍수 피해 예방 관련 대북통지문 발송 의사를 북측에 전달했지만 북측은 수신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통화를 종료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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