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율 31%...조합원 76명 연행, 2명 구속
건설, 화학, 제철 업계 생산중단 위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의 총파업 8일째인 14일 건설업계와 석유화학, 제철업계 등의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화물연대 전체 조합원(2만2000여명) 가운데 31%에 해당하는 6840여명이 전국 14개 지역에서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조합원 참여율은 전날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전날 오전에는 6600여명(30%)이 운송 거부에 나섰으며, 오후에는 7050여명(32%)이 파업에 참여했다.
전국 12개 항만의 장치율(항만 컨테이너 보관능력 대비 실제 보관 비율)은 오전 10시 기준 72.7%로 평시 65.8%에 비해 높았다.
국토부는 "부산항, 울산항 등 일부 항만에서 국지적인 운송 방해행위가 있다"며 "평시 대비 반출입량은 30~4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철강, 타이어, 시멘트, 석유화학 등 주요 산업의 출하 차질이 빚어지고 있고 생산 중단도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며 "일부 레미콘이나 철강 공장의 가동이 중단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화물연대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기준 파업 관련 노조원 연행자 수는 총 76명이다. 이중 58명은 석방됐으나 2명이 구속됐으며 나머지 16명도 조사를 받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일부 시멘트 생산업체들은 소성로(시멘트 반제품을 생산하는 가마) 가동을 멈췄다.
한라시멘트는 강릉 옥계공장 소성로 4기 중 1기 가동을 멈췄으며, 아세아시멘트도 제천공장의 시멘트 재고가 쌓이면서 지난 11일부터 소성로 3기 중 1기의 가동을 중단했다. 한일시멘트는 전용 보관장소인 사일로가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이번주부터 시멘트 반제품인 ‘크링카’만 생산하고 있다.
시멘트 출고 중단으로 레미콘 업계 역시 전국 1000여 개 공장 가운데 90%이상이 가동을 멈췄다.
아파트 건설현장 등 대형건설 현장도 공정순서를 조절하는 등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공사기간을 맞추지 못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울산과 온산석유화학단지 내 석유화학기업들은 공장에서 생산하는 폴리프로필렌(PP) 등 제품의 출하와 수급이 중단돼, 대부분 기업들이 가동중단 위기를 겪고 있다.
SK케미칼,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대한유화, 태광 등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은 제품을 제때 출하하지 못해 공장 내 도로에까지 야적했다.
포항제철소와 현대제철 포항공장에서는 총파업 이후 선재와 냉연제품 등 15만여톤, 건설자재용 철근 등 6만여톤이 출하되지 못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 관계자는 "파업이 장기화하면 생산 라인을 멈춰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화물연대본부는 논평을 내고 이번 사태를 키운 것은 국토교통부의 무능 때문이라며 화물노동자의 생존과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총파업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