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취업 지원→경력단절 예방’ 여성경제정책 패러다임 전환
‘재취업 지원→경력단절 예방’ 여성경제정책 패러다임 전환
  • 이하나 기자
  • 승인 2022.06.10 11:44
  • 수정 2022-06-15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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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경제활동법 시행]
정책방향 13년 만 전면 개편
사후 지원보다 예방에 초점
단절 사유에 임신·육아 외에
임금격차 등 근로조건 추가
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청에서 열린 '2020 수원시 온라인 채용박람회'를 찾은 한 구직자가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채용박람회를 찾은 한 구직자가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한국 특유의 여성 경력단절 문제 해결을 위해 정책 방향이 확 바뀌었다. 이달 8일부터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촉진법, 이른바 ‘경력단절여성법’이 전면 개정한 ‘여성의 경제활동 촉진과 경력단절 예방법(여성경제활동법)’이 시행됐다. 2008년 법 제정 후 13년 만의 전면 개정이다. 여성가족부는 “경력단절 여성에 대한 사후 지원에 초점을 맞춘 기존 법의 한계를 넘어 아예 사전에 경력단절을 겪지 않도록 사전 예방에 초점을 맞췄다”고 법 개정 취지를 설명했다. 한국 여성의 고용률은 ‘M자’ 곡선을 그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여성 고용률이 나이가 들수록 포물선을 그린 것과 달리 한국은 25∼29세에 71.1% 최고점을 찍은 뒤 30대(59.9%)에 급격히 떨어지고 40대(67.4%)에 다시 올랐다가 50대에 하락한다(2021 한국경제연구원). 한국의 여성 고용률은 2019년 기준 57.8%로 OECD 37개국 가운데 31위에 그친다.

경력단절 여성은 2021년 기준 144만명이 넘는다. 7년 전인 2014년 216만명에 비하면 72만명이 줄어 더디지만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여가부가 전국 여성새로일하기센터(새일센터)를 중심으로 경력단절여성 지원 정책을 펴온 데 따른 긍정적 변화다. 새일센터는 취업상담부터 직업훈련, 인턴십, 구인·구직 연계 등을 제공하는 통합형 취업지원 기관이다. 여가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58개 새일센터를 64만여명이 이용했고, 이 중 18만여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새일센터가 처음 문을 연 2009년 이용자 13만명, 취업자가 6만8000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약 3배 늘었다.

이번에 전면 개정한 여성경제활동법은 사후 지원 중심에서 벗어나 사전 예방에 초점을 뒀다. 그동안 해온 재취업 지원과 함께 20~30대 재직여성이 노동시장을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데도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여가부는 “경력단절은 개인적 문제가 아닌 구조적 문제에 기인하며, 국가 차원의 제도적 장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여성경제활동법의 특징을 살펴보면, 먼저 정책 대상의 범위를 경력단절여성 외에 새로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여성과 재직 여성 등을 포함한 ‘여성’으로 확대했다. 경력단절여성 외에도 새로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여성과 재직여성 등도 여성경제활동법의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

또 경력단절 사유로 기존의 ‘혼인·임신·출산·육아·가족구성원 돌봄’에 ‘근로조건’을 추가했다. 높은 성별임금격차 등 노동시장 구조가 경력단절의 주요 요인 중 하나라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실제로

새일센터의 법정 명칭은 ‘여성경제활동지원센터’로 변경된다. 다만 시민들의 혼동을 막기 위해 현장에서는 새일센터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기존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실태조사’를 ‘여성의 경제활동 실태조사’로 확대 시행하고, 조사 결과를 기본계획과 시행계획 수립에 반영하는 등 정책 수립 기초자료로 활용하게 된다. 또 여성의 임금, 직종, 고용형태, 경력단절여성 등 현황 등이 담긴 ‘여성경제활동백서’를 여가부와 노동부가 매년 발간하고, 성별 임금격차 축소 등 근로환경 개선 시책을 마련하도록 했다. 여성의 경력단절예방을 위한 국가, 지방자치단체, 사업주의 책무도 강조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향후 법 개정 취지에 맞춰 경력단절예방에 관한 선제적 지원을 보다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경력단절 예방 강화를 위한 인프라, 예산 확보와 함께 새일센터 취업상담사 등의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가정 양립 문화를 촉진하여 경력단절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여성들이 경력단절 없이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직장환경을 조성하여 경제활동을 촉진하고, 고령화 시대 노동력 부족 문제에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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