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우먼 뒤엔 하우스-허즈번드의 외조가 빛난다

칼리 피오리나 회장, 헬렌 클라크 총리 등…

트로피 허즈번드, 셔터맨 등 냉소적 편견 부담도

'성공한 여자들은 남편도 다르다.' 외국의 유명한 여성 CEO들의 성공담에는 한결같이 그 남편들의 외조가 등장한다. 특히 이들의 외조가 돋보이는 것은 가사나 육아를 돕는 수준을 넘어 말 그대로 '전업 주부'(House-husband)의 역할을 당당하게 자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인물은 칼리 피오리나 휴렛 팩커드 회장의 남편인 프랭크 피오리나. 통신회사 AT&T에서 사내 커플로 만나 결혼한 프랭크는 부인이 루슨트사의 사장으로 취임하자 아예 직장을 그만두고 두 딸의 양육과 가사를 맡았다. 그는 명함에 '칼리 피오리나의 외조자'라고 새겨 들고 다닐 만큼 '안주인' 노릇을 톡톡히 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데비 홉킨스 루슨트 CEO의 남편 데이비드 홉킨스는 GM의 마케팅 디렉터직을 은퇴하고 부인의 의상까지 직접 챙기는 고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도나 두빈스키 핸드스프링 회장이나 엘렌 행콕 엑소더스 회장의 남편들 역시 부인의 든든한 지지자(supporter) 역할 수행을 위해 가정에 복귀했다.

그런가 하면 제임스 루빈 전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일하는 아내 대신 육아에 전념하기 위해 대변인 자리를 물러나기도 했다.

이처럼 사회 지도층에서부터 육아나 가사를 전담하는 남편들이 등장하면서 'SAHD(Stay-at-home Dad)'나 '키위 허즈번드' '트로피 허즈번드' 같은 신조어도 등장했다. 이들은 암컷 대신 새끼를 돌보는 키위새나 성공에 뒤따르는 트로피에 남편들을 비유한 표현.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의 남편 피터 데이비스 교수는 아예 '영부군(first gentleman)'으로 불리기도 한다.

국내에도 최근 전업주부 남편들이 등장하면서 하우스-허즈번드 담론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오성근(<매일 아침 밥상 차리는 남자> 저자)ㆍ차영회(전 <사람과 사람> 편집장) 씨 등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몇 명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남편들 스스로 나서기를 꺼리는 분위기다. 집에서 살림하는 남자는 으레 '셔터맨'이라는 사회적 편견이 아직 부담스러운 탓이다.

'맞벌이는 원하지만 집안일은 여자 몫'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방식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로 지난 2월 삼성생명이 자사 직원 3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바람직한 신세대 아내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9%가 '사회 생활과 가정생활을 모두 만족시키는 슈퍼우먼형 아내'를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정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롭고 능력 있는 아내상'을 원하는 남편은 6%에 그쳤다.

송미기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은 “앞으로는 우리 사회도 '남자니까' '여자니까'를 떠나서 경제력 여부와 적합도에 따라 역할을 분담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우선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 전환과 제도적으로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사회구조 변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남성 전업주부들의 한 발 더 나아간 용감한 커밍 아웃이 가정 내 성역할 편견 일소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은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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