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에 여성인물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신권발행시 여성인물이 들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되면서 화폐에 수록될 수 있는 여성인물을 둘러싸고 이견이 드러나고 있다.

화폐에 여성인물이 부재하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사회적으로 쟁점화하고 활동하고 있는 '여성인물을 화폐에! 시민연대'는 최근 율곡학회와 대한주부클럽연합회 등의 단체가 성급히 신사임당을 화폐에 실어야 한다는 캠페인을 벌인 것을 보면서 경계와 우려의 심정을 표하고 있다.

현재 세계각국에는 여성인물이 들어간 화폐를 사용하는 나라가 상당수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의 경우 여성운동가인 '수잔 앤소니'가 수록되어 있고, 이스라엘의 경우 비교적 최근의 인물로 수상을 지낸 '골다 메이어'가 들어가 있으며, 프랑스는 '퀴리 부인'이 들어가 있다. 위의 인물들은 성차별을 해소하고 여성의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했거나, 강한 리더십을 발휘해 여성의 정치성 부족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거나, 혁혁한 과학적 업적으로 여성의 능력과 가치를 높여주어 다른 여성들에게 좌표가 될 수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 국가들과는 달리 가까이 일본은 비교적 덜 알려진 '히구치 이치요'를 전격적으로 수록해 묻혀 있던 여성인물을 발굴, 자국 내 여성인물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화폐인물 도안으로 배제돼온 여성을 넣고자 하는 이유는 그 동안 평가절하된 여성의 역할과 기여를 재평가할 기회를 가져 현재의 여성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나아가 미래의 여성들에게 모델이 될 수 있는 여성상을 제시하고자 하는 이유에서다. 일본의 경우처럼 그 동안 감추어져 있던 새로운 여성인물을 발굴해 내어 여성인물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도 더해질 수 있는 이유가 되겠다. 수록의 취지가 그러하다면 화폐에 들어갈 인물은 마땅히 위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고 여성들에게 이상이 될 수 있는 인물이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미래가 여성이 가진 인적 자본을 어떻게 견인해내고 유용하는가에 달려 있음은 이미 지적된 바다. 여성을 남성과 마찬가지로 사회를 이끌어 가는 주체로서 동력화해야 하는 시기에 '어머니'로 상징되는 신사임당을 수록하고자 하는 주장은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다. 지금은 새로운 시대이고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새로운 여성상이 필요하다. 남성들과 마찬가지로 사회의 주역이 되고 싶은 세대의 여성들에게 전통적인 어머니상을 상징하는 신사임당은 이제 이상적인 여성상에서 벗어나 있다. 신사임당이 남편의 재가불가를 주장했다는 사실을 제시하며 조선의 남성중심 사회에 도전했다는 점을 들고 있기도 하나, 여성의 재가통제가 반인간적인 것처럼 남성의 재가불가 주장도 동일한 의미를 가지며 이러한 주장이 가부장제에 대해 도전한 행동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 우리가, 선세대로서 미래세대를 위해 잊어서는 안 되는 '무겁고 엄중한 책무'는 미래세대의 여성들을 위해서 모델이 되어줄 적절한 여성인물을 선택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 여성계와 관련 학계는 수록의 가능성에 대비해 대상인물을 선정하고, 선정된 인물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작업을 진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특정단체나 지역은 연관된 인물을 주장하는 당파적 이해를 버리고 성숙한 협조를 보여주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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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여성인물을 화폐에! 시민연대>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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