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비·전력구입비 각각 두배 안팎 증가
팔면 팔수록 적자 더 커져

한국전력공사 ⓒ한전 제공
한국전력공사 ⓒ한전 제공

한국전력공사가 올해 1분기 연료 가격 급등 여파로 무려 8조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냈다. 전력 판매량은 늘었지만 연료비와 전력구입에 들어간 영업비용이 70% 가까이 치솟은 탓에 불과 1분기 만에 작년 연간 영업손실을 훌쩍 넘었다. 

한전은 2022년 1분기 영업이익이 7조7869억원 적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656억원 흑자보다 8조3525억원 감소했다고 13일 공시했다.

이번 영업손실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해 한 해 적자액 5조8601억원보다도 2조원 가까이 많은 것이다. 한전은 지난해 2분기부터 적자 전환해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력 판매량 증가 등으로 9.1% 늘어난 16조4641억원이다. 영업비용은 67% 오른 9조7524억원에 달했다. 특히 연료비(7조6484억원)와 전력구입비(10만5827억원)가 각각 92.8%, 111.7% 급증했다.

이는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등 연료 가격이 크게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1분기 LNG t(톤)당 가격은 132만7000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42% 올랐고 유연탄은 191% 상승했다. 이에 비해 전력 판매 수익은 15조3784억원으로 7.6%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전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봐도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 한전 적자가 불가피했다. 지금은 전기를 팔면 팔수록 적자가 더욱 커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한전은 전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 및 가격 급등 상황에서 국내만 예외적으로 전기요금을 동결해 왔다며 전기요금 인상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한전 관계자는 “국제 유가와 한전 영업이익은 밀접한 관계가 있어 지금은 전기를 팔면 팔수록 적자가 더욱 커지는 구조다. 연료비가격 급등에 따른 전기요금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전기요금 판매사들이 연료비 급등으로 심각한 재무적 위기에 봉착해 영국 30개, 일본 14개, 독일 39개, 스페인 25개 등의 전기요금 판매사가 파산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한전이 발전사에 지급하는 전력도매단가(SMP)는 지난달 ㎾h(킬로와트시)당 202.11원으로 처음으로 200원 선을 넘어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는 지난해 같은달의 76.35원보다 164.7%나 급등한 것이다. 

올해 1분기에는 180.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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