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괴하고 아름다운 팀 버튼의 세계
DDP서 특별전...그림·인형 등 520점

팀 버튼 “10년 전 방한 후 좋은 기억...
자하 하디드의 DDP서 전시 열게 돼 기뻐
아이처럼 세상 바라보는 게 창조의 원천
한국 아이들도 마음껏 그리고 꿈 꾸길”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팀 버튼 특별전 (THE WORLD OF TIM BURTON)’ 현장. ⓒ지엔씨미디어 제공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팀 버튼 특별전 (THE WORLD OF TIM BURTON)’ 현장. ⓒ지엔씨미디어 제공
크리스마스의 악몽 스토리보드(The Nightmare Before Christmas storyboard) 1993 ⓒTim Burton
크리스마스의 악몽 스토리보드(The Nightmare Before Christmas storyboard) 1993 ⓒTim Burton
천재 영화감독이자 예술가 팀 버튼. ⓒDisney
천재 영화감독이자 예술가 팀 버튼. ⓒDisney

몸을 꿰매 붙인 여자, 가위손 남자, 턱시도를 빼입은 해골, 박쥐 날개를 단 고양이, 갑각류의 몸에 아기 얼굴을 한 괴물.... 기괴하고 외롭고 아름다운 ‘팀 버튼의 세계’가 돌아왔다. 10년 만에 서울에서 열리는 ‘팀 버튼 특별전 (THE WORLD OF TIM BURTON)’이 오는 30일 개막한다.

천재 영화감독이자 예술가 팀 버튼(63)의 창작 여정 50여 년을 함축한 전시다. 어린 시절 그린 스케치부터 회화, 데생, 사진, 영화 제작을 위해 만든 캐릭터 모델까지,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 약 150점을 포함해 520여 점을 모았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버튼 감독 특유의 조형 작품 ‘벌룬 보이’,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만든 8.5m 크기의 거대한 작품이 차례로 관람객을 맞는다. 전시장엔 ‘버튼 월드’의 기괴하고 몽환적인 피조물들이 우글거린다. 데뷔작 ‘피위의 대모험’(1985)부터 가위손(1990),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1993),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 유령 신부(2005),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2010), 빅 아이즈(2014), 최신작 ‘덤보’(2019)까지 주요 작품과 미공개작을 망라했다. 영화 콘셉트 드로잉, 회화, 대본, 스토리보드 등을 통해 감독의 상상과 아이디어가 스크린으로 펼쳐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캐릭터 퍼펫 인형, 대형 조형 작품도 곳곳에서 관람객을 반긴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팀 버튼 특별전 (THE WORLD OF TIM BURTON)’ 현장. ⓒ이세아 기자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팀 버튼 특별전 (THE WORLD OF TIM BURTON)’ 현장. ⓒ이세아 기자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팀 버튼 특별전 (THE WORLD OF TIM BURTON)’ 현장. ⓒ이세아 기자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팀 버튼 특별전 (THE WORLD OF TIM BURTON)’ 현장. ⓒ이세아 기자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팀 버튼 특별전 (THE WORLD OF TIM BURTON)’ 현장. ⓒ이세아 기자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팀 버튼 특별전 (THE WORLD OF TIM BURTON)’ 현장. ⓒ이세아 기자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팀 버튼 특별전 (THE WORLD OF TIM BURTON)’ 현장. ⓒ이세아 기자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팀 버튼 특별전 (THE WORLD OF TIM BURTON)’ 현장. ⓒ이세아 기자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팀 버튼 특별전 (THE WORLD OF TIM BURTON)’ 현장. ⓒ이세아 기자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팀 버튼 특별전 (THE WORLD OF TIM BURTON)’ 현장. ⓒ이세아 기자
2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팀 버튼 특별전 (THE WORLD OF TIM BURTON)’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팀 버튼 감독. ⓒ홍수형 기자
2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팀 버튼 특별전 (THE WORLD OF TIM BURTON)’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팀 버튼 감독. ⓒ홍수형 기자

2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버튼 감독은 “돌아와서 기쁘다. 이 우주선 같은 공간(DDP)이 제 집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검은 정장, 흑백 스트라이프 무늬 양말에 검은 구두. 희끗희끗한 머리는 헝클어졌고 수염이 덥수룩한 얼굴에 수줍은 미소가 머물렀다. 

한 도시에서 한 번 이상 전시를 열지 않는다는 버튼 감독이 왜 다시 서울에 왔을까. 2012년 12월 광장시장에서 먹은 부침개 맛, 시장 사람들의 따뜻한 인정 등 서울에 대한 좋은 기억이 컸단다. “존경하는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건축물이자 많은 영감을 주는 공간인 DDP에서 꼭 전시를 열고 싶었다”고도 했다.

2012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첫 팀 버튼 특별전과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필기 노트, 드로잉, 메모 등 감독의 생생한 손길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늘었다. 브랜디 폼프렛 총괄 큐레이터는 “10년 전 전시는 공동기획을 맡은 뉴욕현대미술관(MoMA)의 영향으로 다소 학구적이고 감독의 연대기 중심이었다면, 이번엔 다양한 주제에 맞춰 팀 버튼의 세계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버튼의 작업실도 처음 공개한다. 스케치북과 수채화 도구가 널린 책상, 그가 늘 아이디어 스케치를 붙여 두는 코르크 보드까지 그대로 전시장에 재현했다. 자세히 보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착안해 그린 일러스트, 버튼 감독이 감독이자 총연출을 맡은 TV 드라마로 미국에서 곧 공개될 ‘웬즈데이’(Wednesday) 스케치도 엿볼 수 있다. 출장 중에도 쉼 없이 영감을 스케치로 남겼다. 스케치북, 호텔 메모지, 식당 냅킨에 그린 그림을 보면 그가 얼마나 성실하고 한결같은 자세로 창작의 불꽃을 다스리는지 느낄 수 있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팀 버튼 특별전 (THE WORLD OF TIM BURTON)’ 현장을 찾은 팀 버튼 감독. ⓒ지엔씨미디어 제공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팀 버튼 특별전 (THE WORLD OF TIM BURTON)’ 현장을 찾은 팀 버튼 감독. ⓒ지엔씨미디어 제공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팀 버튼 특별전 (THE WORLD OF TIM BURTON)’ 현장.  ⓒ지엔씨미디어 제공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팀 버튼 특별전 (THE WORLD OF TIM BURTON)’ 현장. ⓒ지엔씨미디어 제공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팀 버튼 특별전 (THE WORLD OF TIM BURTON)’ 현장. ⓒ이세아 기자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팀 버튼 특별전 (THE WORLD OF TIM BURTON)’ 현장. ⓒ이세아 기자
팀 버튼 감독은 출장 중에도 쉼 없이 영감을 스케치로 남겼다.  ⓒ이세아 기자
팀 버튼 감독은 출장 중에도 쉼 없이 영감을 스케치로 남겼다. ⓒ이세아 기자

버튼 감독은 할리우드의 중심에서 작품 활동을 하면서도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해왔다. 코로나19로 영화 산업이 직격타를 맞았고 버튼 감독도 격리 생활을 해야 했다. 그는 “나는 본래 언제나 좀 외롭고(slightly a loner), 나만의 고민을 지닌 사람”이라며 “코로나19로 모든 게 닫힌 시기도 긍정적으로 본다면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작업할 기회였다”라고 했다.

버튼 감독은 “이 전시를 계기로 관람객들, 특히 아이들이 계속 무언가 그리고 만들고 꿈을 꾸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아이들이 그렇듯이 늘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고, 놀랄 줄 아는 태도를 유지하는 게 창조의 원천”이라고도 했다. “나는 나 자신이 훌륭한 예술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언제나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지요. 아이들이 제 전시를 보고 나도 그릴 수 있겠다, 그려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면 좋겠습니다.”

이번 전시는 팀 버튼 프로덕션, ㈜지엔씨미디어가 주최, 주관하고 주한미국대사관과 서울디자인재단이 후원한다. 팀 버튼 프로덕션이 기획한 두 번째 월드투어의 첫 전시다. 9월 12일까지 DDP 디자인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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