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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7세이신 친정어머니가 지난주에 백내장 수술을 하셨다. 얼마 전 한국실명예방재단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니 65세 이상 어르신 가운데 무려 91%가 안질환을 갖고 있고, 그 가운데서도 42.8%가 백내장이라고 한다. 굳이 통계 숫자를 살펴보지 않아도 주위 어르신 가운데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는 분이 워낙 많으시고, 또 오래 전에 수술을 받았는데 나이 들어 다시 한 번 수술을 했다는 분도 계셨는데, “한 번 수술로도 모자라는 것을 보니 내가 오래 살긴 살았나 보다” 하며 껄껄 웃으시는 것이었다.

우리의 눈은 사진기와 그 구조나 원리가 비슷한데, 사진기의 렌즈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눈 속의 수정체라고 한다. 사진기 렌즈에 뭐가 묻거나 더러워지면 사진이 깨끗하게 나오지 않는 것처럼, 원인이 무엇이든지 눈 속의 수정체에 무엇이 끼어 혼탁해지면 눈 속으로 빛이 잘 통과하지 못하게 되니까 자연히 물체가 흐려지는데, 이것이 바로 '백내장'이다.

어머니는 언제부턴가 햇빛 밝은 곳에 나가면 눈부신 것을 못 견뎌하면서 눈물을 흘리셨고, 집안의 전등도 밝게 켜지 않고 늘 흐릿하게 켜두곤 하셨다. 처음에는 그저 몸에 밴 절약 정신이려니 했지만 검사 결과는 노인성 백내장이었고, 평소 고혈압으로 고생을 하시던 터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수술을 잘 마치셨다. 아직 몸조리 중이신 어머니는 가끔 혼잣소리를 하신다.

“이것도 다 오래 사는 값인가 보다.”

어머니의 노화와 노쇠를 옆에서 지켜보니 사람의 몸이라는 것이 참으로 오묘하고도 신비하다. 그 곱던 피부에는 검버섯이 피고 쭈글쭈글한 주름이 가득하고, 거뜬히 걸음을 옮겨놓던 다리는 약해져 기운 없이 휘청거리고, 눈은 평생 좋은 시력으로 편안하게 사셨는데 어느새 사물이 흐릿해질 정도로 변했다. 치아도 잘 관리하고 손질한 덕에 여태까지 틀니의 도움 없이 지냈는데 어느 틈엔가 하나씩 빠지기 시작했다. 문득 아이들의 젖니가 나오던 때의 그 신기함과 경이로움이 떠오른다. 붉은 잇몸을 뚫고 뾰족하게 고개를 내미는 작고 앙증맞은 그 예쁜 이를 보고 '붉은 언덕을 넘어오는 작고 하얀 두 마리 양'이라고 표현한 일본의 작가도 있었다. 그런데 글쎄, 붉은 언덕을 넘어오던 어린양들이 자라 어른이 돼 음식을 씹고 부수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영양분을 얻게 해주더니, 노년에 이르러 이제 그 언덕에서 뿌리째 뽑혀 나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나이듦의 변화를 거치지 않고 젊었을 때의 모습과 건강상태를 고스란히 유지한 채 인생을 마무리한다면 어떨까. 왜 인간은 몸과 마음과 정신의 변화 속에서 늙어감을 경험하며 인생의 마지막을 맞아야 하는 운명을 지니게 된 것일까. 이런 의문 속에 빠져 있던 어느 날, 내 마음을 알고 있다는 듯이 인터넷을 통해 편지 한 장이 날아들었다. 글쓴이가 적혀 있지 않아 밝히지 못하는 점이 못내 아쉬울 뿐이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나이가 들어 잘 안 보이는 것은 / 큰 것만 보고, 멀리만 보고 / 살라는 것이고 // 귀가 잘 들리지 않는 것은 / 필요 없는 작은 소리는 듣지 말고, / 들리는 큰 소리만 / 들으라는 것이지요. // 이가 시린 것은 / 연한 음식만 먹고 / 소화불량 없게 함이라 하고요. // 걸음이 부자연스러운 것은 / 매사에 조심하고 / 먼 길 가지 말라는 거래요. // 머리가 하얘지는 것은 / 멀리 있어도 나이 먹은 사람이란 걸 / 알아보게 하기 위한 것이고 // 정신이 깜빡 하는 건 / 살아온 세월을 다 / 기억하지 말라는 거래요. // 살아온 세월을 / 다 기억하면 너무 복잡해서 / 아마도 돌아버릴 거라는 / 조물주님의 배려시겠죠….

유경treeappl@hanmail.net

사회복지사, 어르신사랑연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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