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임금근로자는 월 1480만원이 분기점
보사연 ‘소득과 행복의 관계에 관한 연구’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임금근로자의 경우 근로소득이 월 600만원 정도일 때 가장 행복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월 평균 근로소득이 1100만원을 넘으면 소득과 행복이 비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29일 발표한 ‘소득과 행복의 관계에 관한 연구: 근로시간과 근로소득 간의 상호성을 반영하여‘(연구자 고혜진 부연구위원, 교신저자 정해식 연구위원) 논문에 따르면 소득과 근로시간이 늘어나면 행복감도 높아지지만, 특정 수준을 넘어서면 과도한 근로시간 탓에 소득이 많아지는 만큼 행복감이 더해지지 않는다.

근로시간을 조절하지 못하는 임금근로자와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비임금근로자(자영업자)의 행복 소득에도 차이가 났다. 임금근로자는 근로소득이 월 600만원 수준일 때 가장 행복했다. 더 많이 일해서 월평균 근로소득이 1100만원이 될 때까지는 소득 증가가 행복 증대로 이어지지만 그 이상이 되면 행복 수준이 오히려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비임금근로자의 경우 가장 행복한 월 근로소득은 1480만 원이었다. 이들 역시 소득이 증대할수록 행복 수준이 올라갔지만, 주당 44시간 이상을 일해야 하면 행복감은 낮아졌다.

이번 연구는 보사연이 지난 2020년 6월 23일∼7월 21일 전국 50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한국인의 행복과 삶의 질 실태조사’ 자료에서 근로소득자 3636명을 뽑아 근로시간과 소득, 행복 간의 관계를 살펴보고 근로소득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것이다.

연구진은 “기존의 국내·외 연구 결과와 마찬가지로 일정 소득을 넘어서면 더 많은 시간을 일해서 소득을 높이더라도 행복을 증진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통한 소득 확보는 중요한 정책과제지만, 소득 확보만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소득 보장과 함께 적정시간 일하고 충분히 쉴 수 있는 사회 제도적 환경을 만드는 것 또한 국민의 행복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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